
이 정도면 ‘승부차기의 신’이다.
서정원(49) 감독이 49일 만에 복귀한 수원 삼성이 골키퍼 신화용(35)의 믿기지 않는 승부차기 선방에 힘입어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에 올랐다.
수원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회 8강에서 연장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신화용이 상대 1~3번 키커의 슛을 모조리 막아내는 ‘선방쇼’를 펼친 끝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FA컵 4강 진출팀이 모두 가려졌다. 수원과 전남 드래곤즈, 대구FC, 울산 현대다.
이날 경기는 수원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 관계로 다른 8강전보다 약 보름 늦게 열렸다. 지난 8월 28일 사퇴했다가 다시 사령탑을 맡은 서정원 감독의 복귀전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수원은 전반 4분 데얀(37)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제주가 후반 32분 김성주(28)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수원은 연장 후반 8분 박기동(30)의 골로 승리를 눈 앞에 뒀지만 연장 후반 추가시간 제주 찌아구(30)의 극적인 동점골이 또 터졌다.
이어진 승부차기는 수원 수문장 신화용을 위한 ‘쇼타임’이었다.
신화용은 제주 1~3번 키커 권순형(32), 찌아구, 김성주의 킥을 모두 막아 상대의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승부차기 2-1에서 제주 마지막 키커로 나선 골키퍼 이창근(25)의 슛이 골대 위로 벗어나며 수원은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화용은 지난 달 19일 전북 현대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도 1경기에서 3차례 페널티킥(PK) 선방을 선보였다. 당시 그는 후반 추가시간 상대 아드리아노(31)의 페널티킥을 막아 팀 패배를 막았다. 실점했으면 수원은 그대로 탈락이었다. 승부차기에서도 신화용은 전북 김신욱(30), 이동국(39)의 슛을 저지해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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