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 "엔젤슈트 연내 상용화 목표"

[저작권 한국일보]엔젤슈트_신동준 기자/2018-10-17(한국일보)

”우리나라를 웨어러블 로봇 분야 최강국이 되도록 하겠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로봇 스타트업 엔젤로보틱스(전 SG로보틱스) 사무실에서 만난 공경철(37) 대표이사는 옆에 놓인 웨어러블 로봇을 가리키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

그가 가리킨 웨어러블 로봇이 바로 세브란스 재활병원에서 국내 최초 소아 대상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엔젤슈트’였다. 공 대표는 “아직 완성품은 아니고 상용화 모델은 힘이 없는 아이들에게 부담이 적게 구동모듈을 소형화할 것”이라며 “기존 엔젤슈트 무게가 약 10㎏인데, 새로 내놓을 슈트는 6㎏ 수준으로 가벼워진다”고 설명했다.

공 대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로봇 전문가이다. 서강대에서 기계공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미국 버클리대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29세에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됐다.

공 대표는 직접 로봇을 만드는 어린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창업에 도전했다. 올해 서강대에 1년간 휴직계를 내고 첫 번째 상용화 로봇을 탄생시키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공 대표는 “로봇산업은 고도 기술이 융합된 분야라 유진로봇 같은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에서도 학계가 기업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 대표가 만든 웨어러블 로봇은 2016년 10월 스위스에서 열린 제1회 사이배슬론에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 장애인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겨룬 이 대회에서 김병욱 선수가 ‘워크온슈트’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해 3월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 성화 봉송을 한 전 장애인 테니스 국가대표 선수 이용로씨가 착용한 것도 같은 로봇이었다.

공 대표는 “우리의 핵심 기술은 내 학생 때 개발을 시작해 완성한 무저항정밀구동”이라며 “사람들은 로봇이 얼마나 큰 힘을 내는지에만 관심을 갖지만, 개발자들은 얼마나 방해가 안 되는지, 어떻게 하면 착용자가 저항을 덜 받는지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무저항정밀구동은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뛰어난 구동력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LG전자가 지난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선보인 근력강화용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CLOi SuitBot)’에도 이 기술이 들어갔다. 엔젤로보틱스의 기술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LG전자는 지난해 30억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확보했다.

소아 재활용 웨어러블 로봇 개발은 로봇의 본질에 대한 공 대표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사람에게 도움을 줘야 하는데, 현재 기술로는 방수조차 안 돼 일상에서 사용이 어려운 게 웨어러블 로봇의 현실이다. 산업용은 경제적 가치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 대표는 “뇌와 몸이 성장하는 아이들이 로봇을 입고 걸으면 성인보다 더 효과가 좋고,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선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아용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라 과정에서 여러 차례 어려움에 부딪혔다. 경량화는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였으며, 단 한 번의 오작동도 아이를 위험하게 할 수 있어 완벽한 제어 시스템이 요구됐다. 쑥쑥 자라는 키도 난관이었다. 공 대표는 “아이들이 너무 빨리 자라 기성품 형태의 로봇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건 의료기기 인증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행 규제는 의료기기는 부품 하나만 바뀌어도 다시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개인별 맞춤형인 엔젤슈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공 대표는 의료기기가 아니라 보조기로 올해 안에 인증을 마치고 판매하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국산 중형세단 한대 값에 육박하는 가격이 여전히 난관이다. 공 대표는 “모터 등 핵심 부품을 거의 다 수입해야 해 제작비 자체가 비싸다”며 “부품 국산화와 대량 생산을 하게 되면 가격이 빠르게 내려갈 수 있어 그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