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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제 한반도서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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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제 한반도서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출 것”

입력
2018.10.18 04:40
수정
2018.10.18 06: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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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현지시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오른쪽)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한 후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바티칸시티=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현지시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오른쪽)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한 후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바티칸시티=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교황청에서 열린 미사에 참례하고 연설까지 했다.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였다. 미사 후 외국 정상의 기념연설도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문제를 논의할 18일 예방을 앞두고 “평화를 갈망하며 형제애를 회복하고 있는 남과 북, 우리 겨레 모두에게 커다란 용기와 희망을 주신 교황성하와 교황청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미사는 교황청 2인자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집전했다. 청와대는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것은 드문 사례”라며 “이는 한국에 대한 교황청의 각별한 관심과 배려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사에는 교황청 주요 인사와 한인 신부ㆍ수녀, 이탈리아 동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1시부터 1시간 정도 진행된 이번 미사는 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방문을 계기로 마련됐다. 교황은 원래 교황청 외부 미사를 집전하지 않고,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파롤린 추기경이 이번 미사를 집전했다.

미사는 문 대통령 부부가 기도의 문을 지나 성베드로대성당에 착석한 직후 성가인 '기쁨과 평화 넘치는 곳', '평화를 주옵소서'를 부르는 것으로 시작됐고, 시작예식, 말씀전례, 성찬전례, 마침예식 순으로 진행됐다.

하루 전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미사 후 가진 기념연설을 통해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다”며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경) 시편의 말씀처럼, 이제 한반도에서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ㆍ인권위원회 위원 활동 경력을 소개하며 “한국 국민들은 민주주의와 인권, 복지를 위한 가톨릭 교회의 헌신을 보면서 가톨릭을 모범적인 종교로 존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며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 예정된 문 대통령의 교황 예방은 교황 방북 가능성과 맞물려 관심이다. 이번 예방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 방북 초청 의사를 직접 전달하고, 교황이 긍정적 입장을 보여 실제 방북이 성사되면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에서 주요 전기가 될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4월 1차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성베드로광장 삼종기도에서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진지한 여정을 달성하고자 하는 남북한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약속에 기도로 함께 동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를 공식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시간) 총리궁인 팔라조 키지에 도착해 주세페 콘테 총리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로마=연합뉴스
이탈리아를 공식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시간) 총리궁인 팔라조 키지에 도착해 주세페 콘테 총리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로마=연합뉴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로마 대통령궁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회담 및 오찬을 가진 데 이어 총리궁으로 이동, 쥬세페 콘테 총리와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피렌체대 법학 교수 출신인 콘테 총리는 지난 6월 취임했다. 정상회담에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

△정무ㆍ국방 협력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을 위한 교역ㆍ투자ㆍ과학기술 발전 △문화ㆍ인적 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 제고 등 실질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양국은 국방협력협정, 항공협정을 체결했고, 차관급 전략대화와 산업에너지협력전략회의를 신설해 내년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문화ㆍ교육ㆍ관광 분야 양국 교류 확대와 함께 한국의 전통 한지가 로사노 복음서 등 이탈리아 지류(紙類)문화재 복원재료로 활용되고 있는 점도 평가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는 등 16개 항의 공동언론발표문도 채택했다.

로마=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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