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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황제 출장’… 북남미 12일간 4600만원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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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황제 출장’… 북남미 12일간 4600만원 펑펑

입력
2018.10.18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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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에 위치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코리아텍) 전경
충남 천안에 위치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코리아텍) 전경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이자 국책대학인 한국기술교육대학교(코리아텍)가 임직원 출장과 기념품 구입 등의 명목으로 예산을 방만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영 총장이 가는 해외출장 한 번에 5,000여 만원을 쓰기도 했다. 입학사정관에게 심사와 무관한 고급 이어폰을 선물한 경우도 있다. 한기대는 1991년 노동부가 전액 출연해 설립됐고, 예산 대부분이 국민 세금이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한기대 예산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기대는 지난 4월 김 총장의 해외출장에 4,600여 만원을 집행했다. 항공료만 2,200여 만원이 들어갔고, 여비로 850여 만원을 썼다. 12일간 북ㆍ남미 등 5개국을 도는 일정으로, 인원은 김 총장과 수행비서로 단 2명뿐이었다.

문제는 숙박과 식사, 일비 등이 포함된 여비와 별도로, 기타 경비 1,500여 만원을 추가 지출한 점이다. 1,500여 만원 중 1,200만원은 차량 대여료로, 300여 만원은 선물비와 식비로 들어갔다. 한기대에 세부내역을 요청했지만, 한기대는 제출을 거부했다. 한기대 측은 이에 대해 “총장이 해외출장을 한 번에 몰아가는 편이지만, 비용이 과도하게 집행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 총장은 지난 1월 동남아 3개국 출장에 1,000만원을 넘게 쓰기도 했다. 당시 출장 인원도 2명이었다.

한기대는 연수생에게 고가 상품을 구입해 기념품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공무원들과 일반인은 한기대가 운영하는 고용노동연수원과 능력개발연구원에서 노동 관련 교육을 받는다. 이들이 받은 상품은 헤지스 카드지갑과 록시땅 핸드크림, 바디샵 로션, 러시 샤워세트 등이다. 지난해 교육인원은 30만명으로, 이 가운데 공무원은 약 14만명이다.

한기대는 면접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입학사정관들에게 애플 에어팟(무선이어폰)을 선물로 줬다. 에어팟 구입에 800여 만원을 지출했다.

방만 운영과 달리 한기대 예산은 매년 늘고 있다. 올해 예산은 1,3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0억원 증가했다. 기관운영비는 지난해보다 30억원 늘어난 470억원이다.

전 의원은 “국책대학이 방만한 예산 운영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해외출장 등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예산 항목들에 대한 면밀한 감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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