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야구단이 해단 수순을 밟는 가운데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선수 선발 훈령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불거졌다.
총 31종목을 운영하고 있는 국군체육부대 선수 선발 지원 자격은 ‘현역병 입영대상자로서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만 27세 이하이며(해당연도 12월31일 기준), 병역판정신체검사 결과 신체등급 3급 이상인 자 다만, 신장 및 체중 등의 제한에 따른 신체등급 4급은 지원 가능’이라고 국군체육부대홈페이지에 명시됐다.
문제는 상무 야구단에 몸 담고 있는 선수들은 모두 프로 선수들인데, 이들은 대한체육회에 선수 등록이 안 된 상태다. 현재 야구단 인원 32명은 모두 대한체육회 등록 단체가 아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추천서로 입대했다. 선발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이들이 뛰고 있는 셈이다. 야구와 달리 다른 프로 종목의 축구, 농구, 배구 선수들은 대한체육회에 등록이 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상무에서 뛰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국방부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국방부 체육정책 담당 이재현 중령은 17일 통화에서 “대한체육회에 등록되지 않은 프로 선수를 선발한 것은 훈령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라며 “그 동안 야구단은 예규를 적용해 추천서를 받아 선발해왔다는데, 야구 종목에만 적용한 것은 타 종목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농구나 축구, 배구는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인 대한민국농구협회, 대한축구협회, 대한배구협회에서 선수 등록을 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선발 기준으로는 오는 12월 예정된 상무 야구단 모집 때 프로야구 선수를 선발하는 건 국민정서에 반해 국방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프로 선수들을 마냥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군체육부대는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 없이 우수한 선수를 선발하는데 목적을 뒀기 때문이다.
이 중령은 “현재 관련 훈령의 부합하지 않는 부분은 개정 중에 있다”며 “12월 안에는 개정을 마쳐 프로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막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지금 복무 중인 선수들에게 돌아가는 불이익은 전혀 없다”고 했다.
박근찬 KBO 운영팀장은 “아마선수만 받고 프로선수 지원을 막는 것은 역차별일 수 있다”며 “이 문제로 상무야구단 선발 시기를 미룬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행 규정을 개정해 누구에게나 길을 열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용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사무처장은 “우리는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자가 아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자로 바꿔달라고 국방부에 꾸준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마선수 위주로 운영됐던 상무야구단은 1999년 대한야구협회의 요청으로 프로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협회는 당시 상무에 ‘현행 상무의 야구팀 인원인 22명 중 5명까지 프로출신을 받을 수 있는 규정을 삭제시켜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상무가 이를 받아들였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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