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ㆍ중앙일보 직접 언급하며
“이제 그만 걱정을 내려 놓아 달라” 비판
남남 갈등, 정부ㆍ언론 갈등 자처 지적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7일 한미 관계와 관련해 “최상의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 사업과 관련해 ‘한미 공조 균열’ 우려를 제기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향해서는 “우국충정(憂國衷情)을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이제 그만 걱정을 내려 놓아 달라”고 작심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오늘 일부 언론이 남북 간 철도, 도로와 관련 한미공조에 이상이 있고 균열이 생긴 것처럼 보도를 했다”며 “그런대 되짚어 보면 불과 한달여 전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때도 똑같은 내용의 기사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당시 조선일보 신문기사를 직접 들고 와 보여주면서 “여러 차례 문제제기를 하고 이상이 있었던 것처럼 보도를 했는데 정작 개소할 때는 그렇게 제기했던 의문점, 걱정에 대해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또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가 ‘남북 간의 문제에 대해서는 북핵 프로그램과 별도로 진전될 수 없다`는 논평을 근거로 마찰이라고 보도하고 있다”며 “제가 국무부 논평 원문을 확인해보니 논평을 요청하면 자동판매기처럼 수십 번도 더 나온 문장”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더군다나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착공식에 대해 한미 이견이 전혀 없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는 말아달라”며 “부부 사이에도 아이들 진학 문제나 집 문제 등으로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이혼하지는 않는다”라고 비유했다.
김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정부의 남북 관계 및 북미 관계 개선 노력에 대한 보수 언론의 비판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의 남북 관계 개선 방침에 미국의 경계성 메시지가 계속되는 상황이어서, 청와대가 불필요한 남남 갈등, 정부ㆍ언론 갈등을 자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이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우드로윌슨센터가 공동 주최한 전문가 좌담회 기조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남북관계는 비핵화와 연계되고 한미의 목소리가 일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20일 기업은행과 농협 등 한국 7개 은행에 직접 연락해 ‘대북 제재를 준수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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