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38)씨는 얼마 전, 이사한 아파트의 첫 관리비 고지서를 받아 들고 깜짝 놀랐다. 이사 오기 전에도 같은 평수, 비슷한 규모(세대) 아파트에 살았는데 그보다 관리비가 7만원이나 더 나왔기 때문이다. 고지서를 찬찬히 들여다봤지만 관리비 항목만 있을 뿐 그 전 아파트와 비교해 왜 비싼지는 알 수 없었다.
앞으로는 ‘복마전’으로 불리는 아파트 관리비를 비교 분석하는 일이 더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2020년까지 ‘아파트 관리비’ ‘시민참여예산’ 등 시와 산하 기관에서 운영하는 모든 시스템에 대한 공공데이터를 전면 개방한다. 이에 따라 누구나 해당 데이터를 파일 형태로 내려받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올해 공공데이터 전수조사를 통해 개방 대상 423개 시스템을 추가 선정해 하반기 80개 시스템을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을 통해 우선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9년 170개 시스템, 2020년 173개 시스템을 연차별로 개방해 2020년까지 서울시 공공데이터 전체 개방을 완료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012년 5월부터 본청, 사업소, 투자출연기관, 자치구의 공공데이터를 순차적으로 개방해 현재 5,093개의 데이터를 개방하고 있다.
개방은 단순 공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데이터를 파일 형태로 내려받아 빅데이터 분석을 하거나 관련 앱을 개발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현재 서울시가 제공하는 버스, 지하철 실시간 도착 정보가 대표적인 예다. 데이터 제공 시 개인정보는 제거한다.
올해는 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분야인 △교통 분야 ‘공공자전거, 장애인콜택시, 교통안전시설물’ △환경 분야 ‘소음측정, 실내 공기질, 수질측정, 태양광 발전’ △주택건설 분야 ‘아파트 관리비’ △일반행정 분야 ‘시민참여예산’ 등 실시간 데이터를 포함한 80개 시스템, 122종의 데이터를 다양한 형태로 공개해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특히 센서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실시간 사물인터넷(IoT) 데이터를 다수 개방한다. 주요 개방 실시간 IoT 데이터는 지하철 역사 내 실내 공기질, 태양광 발전량, 수질 측정, 공공자전거 이동 경로, 장애인콜택시 이동 경로, 기상 관측 데이터 등이다.
또 아파트단지와 아파트 회계 내역(관리비, 재무재표, 정기수선충당금 등), 주거복지(저소득 주택수리 가구, 주택수리 내역), 개원 예정 어린이집, 식품 방사능 측정 정보, 세이프 약국, 장애인 시설, 건강 관리 의사 등 실생활과 밀접한 데이터도 개방한다.
김태균 시 정보기획관은 “서울시 공공데이터 전면 개방으로 앱 개발이나 빅데이터 분야 창업에 유용하게 쓰여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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