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이란 무엇인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서울대 학생들과 학내 노동자들이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학내 노동자 수백 명이 올해 초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정작 실질적인 전환의 효과는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학생단체와 학내 노동조합으로 꾸려진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은 17일 학내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 총장 후보자들과 국회는 비정규직의 차별 없는 정규직화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정규직 전환 결정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임금 및 근로 조건 단체협상이 지지부진하고, 복지 수준 등은 기존 정규직과 비교해 여전히 떨어진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서울대는 지난 2월 청소ㆍ경비ㆍ기계전기 노동자 763명에 대해 용역업체와 계약이 끝나는 대로 정규직 채용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윤민정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은 이날 “본부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 만든 노조를 교섭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아 지방노동위원회를 거치고서야 교섭이 시작됐다”라며 “여전히 본부는 호봉제 도입, 근속연수 인정, 정규직과의 동일 복지 등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10년 근속 정규직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연차는 20일인 반면, 비정규직으로 10년간 일해오다 올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에게 주어진 연가는 신입과 마찬가지인 10일에 불과하다.
이들은 또 총장 후보자들에게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윤 회장은 “파행됐던 지난 총장선거 때 비정규직 문제를 언급했던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성토했다. 공동행동은 지난해 5월 고용 보장 합의를 이룬 비학생 조교들의 임금 삭감, 서울대 법인이 아닌 별도 법인에 고용된 생활협동조합 노동자 문제 등도 지적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난 2월 약속한 정규직 전환은 충실히 이행되고 있다”면서도 “계약 조건 등 세부 사안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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