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 침체로 기부와 후원이 줄어 전국 연탄은행들이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봉사활동에 들어간 서울연탄은행 창고를 채운 연탄은 1,200여장에 불과했다.
18일 강원 원주시 원인동 남산공원에서 재개식을 갖는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원주 세브란스병원에서 1만장 후원이 이뤄져 예정대로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내년 3월까지 원주지역에 30만장을 지원하려던 계획을 수정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예년 같으면 강원도내 연탄은행에 2만장 이상이 쌓여 있었으나 올해는 내수 경기 위축으로 후원이 크게 줄어 연탄 없이 재개식을 여는 곳도 있다”는 게 밥상공동체의 설명이다.
앞서 11일 문을 연 속초연탄은행은 지원 규모가 지난해 17만장을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유류비 상승으로 운송비 부담도 증가해 연탄은행들의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밥상공동체가 파악한 국내 에너지 빈곤층은 15만 가구다. 이 가운데 10만 가구 가량이 월 소득이 20만원 이하인 극빈층이다. 대부분이 독거노인이거나 소년소녀 가장이어서 도움이 절실하다. 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필요한 연탄은 300만장이다. 허기복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는 “경기가 좋지 않으면 사정이 어려운 이웃들은 더 추운 겨울을 보내게 된다”며 “온기를 모아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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