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의 문턱을 확 낮췄다. 누구든 아이디어만 있으면 쉽게 누구 플랫폼에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개발 도구 모음 사이트를 공개한다. 개발자들이 쉽게 플랫폼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 자사 AI 생태계를 빠르게 키우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기업, 개인 개발자 등이 방문해 ‘누구’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누구 디벨로퍼스’ 홈페이지를 오픈한다고 17일 밝혔다. ‘누구’는 아마존 ‘알렉사’ 네이버 ‘클로바’ 등과 같이 음성인식 기반 AI 플랫폼으로 서비스는 대화형으로 이뤄진다. 보통 음성인식 AI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려면 △사람의 발화를 이해하는 자연어 처리 △적절한 응답을 찾아 연결하는 대화모델 △답변이나 행동을 출력 또는 명령하는 모델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 모든 과정에 일일이 코딩을 해야 한다.
누구 디벨로퍼스에는 발화부터 응답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엔진이 포함돼 있다. 엔진의 각 과정도 그래픽 기반으로 구축돼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만으로 나만의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다. 이용자의 질문 유형과 거기에 맞는 응답 기준을 입력하고 응답에 필요한 정보를 가져올 데이터베이스(DB)를 연결하면 된다.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개발한 서비스를 누구 디벨로퍼스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SK텔레콤이 심사한다. 유해 서비스나 금칙어 포함 여부, 시범테스트 등을 거치면 배포되는데, 누구 이용자 모두에게 제공할 수도 있고, 특정 그룹이나 특정 기기 이용자로 한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은 개발자가 제공 범위를 지정하게 돼 있지만, 향후에는 구글과 애플의 앱장터처럼 누구 앱장터를 별도로 만들어 소비자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2016년부터 알렉사 개발 플랫폼 ‘스킬’을 오픈했고, 알렉사 앱은 4만여개(2018년 5월)에 달한다. 풍부한 서비스가 알렉사를 세계 시장 1위로 끌어올린 원동력이다.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도 오픈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SK텔레콤 측은 타사 대비 개방 정도가 월등히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유통, 호텔, 교육, 병원, 보안 등 다양한 영역에서 누구 플랫폼이 적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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