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들이 정치 쟁점으로 삼고 있어 불참키로”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제와 탄신제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17일 밝혔다. 장 시장은 이날 “추모식과 탄신제를 앞두고 보수단체들이 정치 쟁점으로 삼고 있어 생각 끝에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구미시에 따르면 최근 박 전 대통령 서거 추모제와 탄신제를 주관하는 (사)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측이 26일 서거 39주기 추모제를 앞두고 장 시장의 참석을 요청했다. 그동안 구미시장은 서거 추모제와 탄신제에 첫 술잔을 올리는 초헌관으로 참석해 추도사 등을 하고 제를 올렸다. 아헌관은 구미시의회 의장, 종헌관은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장이 맡았다.
이에대해 지방분권운동 구미본부는 “박 전 대통령 기념행사 참석 및 불참 여부는 오로지 장 시장의 선택이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을 여전히 존경하는 이들도 시민이고 비판하는 이들도 시민인데 시민 다수가 초청하는 행사인만큼 참석하는 것이 옳다”고 찬성했다.
하지만 구미참여연대, 구미YMCA, 민노총구미지부, 전교조구미지부,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구미지회 등 5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5일 연대성명을 내고 장 시장의 추모제 참석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들은 “박정희를 이념화하고 우상화하는 행사에 구미시장이 더 이상 핵심적 역할을 맡아서는 안 된다”며 “박정희 추모제·탄생제에 제사장의 역할을 맡는 일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는 1996년부터 매년 10월26일에 추모제와 11월14일에 탄신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도 구미시는 생가보존회에 추모제 1,350만원, 탄신제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전병억 박정희 생가보존회 이사장은 “장 시장이 불참한다니 경북도지사나 국회의원이 초헌관을 맡아 제를 올리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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