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남편 왕진진(본명 전준주)씨에게 ‘리벤지 포르노(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는 행위)’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결혼 10개월 간 왕씨에게 상습적으로 구타, 감금을 당해 이혼을 선언하자 문제의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낸시랭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이 매우 고통스럽다”며 힘겹게 입을 뗐다. 낸시랭은 “나도 한 명의 여성이고, 가정 폭력으로 이혼까지 결심하게 된 비참한 상황에서 남편으로부터 리벤지 포르노 공개 협박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참담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낸시랭은 왕씨와 이혼을 선언하고 얼마 뒤인 15일 새벽쯤 왕씨에게 카카오톡 문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 죽여버리겠다” “함께 죽자” “가만히 안 놔두겠다” “이제 팝아티스트로서 네 인생은 끝이다” 등의 메시지와 함께 동영상 유포 협박을 받았다는 것이다. 낸시랭은 “(영상을) 분명히 같이 지웠는데 이걸 (왕씨가) 따로 빼돌렸었던 건지, 아니면 무슨 복원을 시킬 수 있는 기술이 있어서 한 건지 모르겠다”며 “그걸 보는 순간 너무 놀랐다. 순간 제가 아닌 줄 착각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낸시랭은 또 왕씨에게 상습적 폭행과 감금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처음 소리 지르기, 물건 던지기로 시작된 폭행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했다. 평소 왕씨에 대해 의심스러웠던 부분을 질문하거나, 이야기를 꺼냈을 때 진실이 밝혀지면 왕씨가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이다. 낸시랭은 “한 번은 몇 시간에 걸쳐 폭행을 당해 얼굴이 선풍기처럼 부어올라 2주간 집밖을 나가지 못 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낸시랭은 그러나 폭행 피해는 동영상 유포 협박에 비하면 “견줄 수도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스마트폰 시대에 이게 유포되면, 그냥 한 여성으로서 또 알려진 사람으로서는 모든 게 다 끝나게 될 것”이라며 “너무 두렵고, 무섭고, 수치스럽고, 어떻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 같다. (왕씨가) 자기가 얼마나 나쁜 짓을 하려고 하는지 알면, 당장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현재 지인의 집에 머물고 있는 낸시랭은 왕씨를 상대로 이날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 또 관할 법원에 왕씨에 대한 접근 금지를 비롯해 가정폭력, 협박 피해자에 대한 보호 명령도 청구할 계획이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