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재채기하면 유럽은 감기에 걸린다.”(롤랜드 카로얀 소시에테제네랄 유럽시장 수석 연구원)
“최근 증시의 급락은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최대 악재로 작용했다.” (마사시 아쿠츠 SMBC닛코증권 전략 수석 연구원)
유럽과 중국, 일본, 베트남 시장 주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자국의 증시 우려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채권금리 상승을 꼽았다. 중국과 일본 증권사는 자국 시장이 회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반면 유럽은 보수적 입장을 견지했다.
삼성증권은 1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중국 중신증권, 유럽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일본 SMBC닛코증권, 베트남 호찌민시티증권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롤랜드 카로얀 SG 유럽시장 수석연구원은 최근 유럽 증시의 하락세에 대해 △경기지표 부진 △미중 무역분쟁 △EU 국가들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꼽았다. 친 페이징 중국 중신증권 A주 전략 수석 연구원도 “중국 시장의 급락은 무역분쟁에 따른 위험과 중국 내부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때문”이라며 “무역 전쟁에 따른 위험관리와 내수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이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마사시 아쿠츠 일본 SMBC닛코증권 수석연구원도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일본 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외국인은 4조엔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 애널리스트들은 자국 시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중국 시장은 현재 ‘과매도’ 상태라는 점에서, 일본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기업 실적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친 연구원은 “내년 2~3분기에는 중국 기업의 이익이 반등하고 시장에 대한 선호도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장기적인 경기 회복세를 고려하면 소비 업종에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사시 연구원은 “일본 기업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급 문제로 증시가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11.5배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이라며 “2014년 이후 PER이 평균 14.5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닛케이지수 2만5,000포인트 달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과 베트남 애널리스트들의 증시 전망은 다소 어두웠다. 카로얀 연구원은 “유럽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동이 예정돼 있다”며 “유로화 강세로 이어지면 유로존 내 수출 위주 국가의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판 맥키버 베트남 호찌민시티증권 법인담당 본부장은 “최근 베트남 시장은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상태”라며 “기업 실적 성장세를 고려해 장기적으로는 매력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빌딩에서 열린 삼성증권 해외주식 투자컨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들 증권사와 미국 RBC캐피탈 포함 5개 제휴 증권사의 시장 전망 발표와 함께 미국 엔비디아, 중국 지리자동차 등 현지 기업 IR담당자의 기업 소개도 있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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