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기록 경신과 세계선수권 출전이죠.”
한국 여자 육상 100m 허들의 1인자인 정혜림(31ㆍ광주광역시청)이 다부지게 내년 목표를 밝혔다.
정혜림은 16일 전북 익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여자 육상 일반부 100m 허들 결선에서 13초4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 정영진(울산시청ㆍ14초02)을 여유 있게 따돌린 그는 2015년부터 전국체전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정혜림은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100m 허들에서 우승했다. 8년 만에 한국 육상에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후 체전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탓에 이번 대회 기록은 저조한 편이었다. 2016년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13초04)이나 이연경(은퇴)이 보유한 한국기록(13초00) 경신에 실패했다.
주 종목인 100m 허들 결선 직후 광주 팀 1번 주자로 400m 계주에서도 동메달을 딴 정혜림은 경기 뒤 “아시안게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훈련하느라 전국체전 준비에 어려움이 있어 만족스러운 기록은 나오지 않았다”며 “기록보다는 메달에 집중하며 훈련했고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고 말했다. 이어 “100m 허들 종목에서 내 뒤를 이어줄 어린 선수들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어서 걱정”이라며 “라이벌이 있으면 기록이 더 좋아질 수 있을 텐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의 내년 목표는 한국 육상이 아직 넘지 못하고 있는 ‘마의 13초’ 벽을 깨고 9월 카타르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정혜림은 “기록과 세계선수권에 집중하겠다. 세계선수권은 랭킹 시스템이 적용되는 만큼 내년 초반부터 국제대회에 많이 출전해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모든 일정을 마친 그는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길었던 것 같다. 이제 끝났으니 홀가분하다. 그 동안 몸 관리를 위해 참았던 고기를 마음껏 먹고 싶다”고 웃었다.
한편 남자 수영 박태환(29ㆍ인천시청)은 전주 완산수영장에서 열린 계영 400m에서 인천선발 선수들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다. 계영 800m와 자유형 200mㆍ400m에 이은 박태환의 이번 대회 네 번째 금메달이다. 여자 수영 김서영(24ㆍ경북도청)도 개인혼영 200m에서 2분12초32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수립한 한국신기록(2분08초34)에는 크게 못 미쳤다. 김서영은 이틀 전 경북선발 팀의 혼영 800m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익산=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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