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0월 말 또는 11월 초 러시아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며 연말 북한 최고 지도자의 외교행보 윤곽이 보다 구체화됐다. 방러 이후 2차 북미 정상회담, 서울 답방 순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언론 스푸트닉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러시아를 방문해달라고 초청했다”며 “정확한 일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현지 언론 이즈베스티야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10월 말 또는 11월 초 방문할 것”이라며 “회담 장소로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가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북러 외교라인 양자회담이 진행되는 등 김 위원장 방러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정황은 다수 포착됐으나, 당초에는 이달 중 개최 가능성이 제기됐던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나 성사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북미 실무협상 지연 및 준비시간 부족 등으로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다음달 6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확정되며, 북러 정상회담을 먼저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미회담 전 우군을 다지는 차원에서, 러시아로서는 한반도 정세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북러회담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러 이후에는 곧바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6일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달 중순 유럽에서 열릴 것”이라며 장소로는 스웨덴 스톡홀름과 스위스 제네바가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북미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곧바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또는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북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8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 주석이 조만간 방북한다’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원론적인 차원의 발언으로 보인다”며 “방북 분위기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달에는 중국 공산당 전체회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중 일정이, 다음달에는 APEC 정상회담, G20 정상회의 등이 줄줄이 잡혀 있어 시 주석 일정상 방북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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