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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헌재 공석사태에 ‘직권상정’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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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헌재 공석사태에 ‘직권상정’ 카드

입력
2018.10.15 17:31
수정
2018.10.15 20:5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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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해 ‘직권상정’ 카드를 띄우고 나섰다. 야당의 반대로 임명동의안 처리가 미뤄지는 가운데 ‘정치력 부재’ 지적에 개의치 않고 강경노선으로 전환, ‘대야 공격수’를 자처한 것이다. 표면상으론 헌재 공석 사태를 조기에 매듭짓자는 것이지만,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 처리를 기점으로 여당내 투톱 간 역할을 조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홍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직무유기로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돼 헌재가 벌써 한 달째 작동 불능상태”라며 “이제 문희상 국회의장이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부의해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없이 기간 내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의장은 이를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야당의 반대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만큼, 여야 합의로 처리해 온 관행을 깨고 ‘법대로’ 처리하자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가 직권상정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내부적으로 일부 쟁점에 대한 출구전략 차원에서 직권상정을 검토한 적은 있지만, 협치를 위해 자제해 왔다. 더욱이 국정감사 시작 전만 하더라도 야당과 원만한 합의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갑작스러운 행보를 두고 당내에선 이해찬 대표와 홍 원내대표간 기능을 재설정 하려는 의도란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가 대야 협상 창구를, 홍 원내대표가 공격수 역할을 맡는 전략이다.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 협상력과 발언력 모두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홍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대야 협상을 이끌며 원내 사안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여권 장악력이 강한 이 대표가 취임한 뒤로는 기류 변화가 감지돼 왔다. 한때 이를 두고 투톱 간 힘겨루기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 또 이 대표의 강성 발언이 자칫 여야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소야대로 협치가 필요한 만큼 역할 조정을 통해 야당에 공격 빌미를 줄 행보를 자제하자는 것이다. 최근 국가보안법ㆍ장기집권 발언으로 야당의 반발을 산 이 대표가 즉시 수습에 나선 것도 변화된 여당내 경각심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국회의장이 정치적 부담을 안고 직권상정을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과거 표결까지 3개월이 걸렸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경우와 비교하면, 지금 후보자 3명에 대한 지연 기간은 한 달로 상대적으로 짧다. 한국당이 추천한 이종석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함께 처리해야 하는 점도 딜레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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