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누군가를 실컷 때리는 꿈을 꿨는데, 금메달을 땄네요.”
박태건(27ㆍ강원도청)이 제99회 전북 전국체육대회 육상 남자일반부 200m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김국영(27ㆍ광주광역시청)을 따돌리고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박태건은는 15일 전북 익산시 익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육상 남자일반부 200m 결승에서 20초 66을 기록해 이재하(서천군청ㆍ20초93)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이 보유한 200m 한국신기록(20초40) 경신에는 실패했지만 전날 남자 일반부로는 처음 도전했던 100m ‘깜짝 우승’에 이어 2관왕의 기쁨을 맛봤다. 반면 100m에서 은메달에 그친 김국영은 컨디션 난조 속에 200m 결선에서 스타트만 한 뒤 곧바로 경기를 포기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날 100m 결승을 앞두고 “여드름을 시원하게 짜내는 꿈을 꿨다”고 말했던 박태건은 이날은 취재진과 만나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젯밤에는 누군가를 실컷 때리는 꿈을 꿨다”고 웃음을 지었다.
한국기록 경신에 이르지 못한 것에 대해선 “전국체전 특성상 100m를 뛰고 나서 이튿날 200m를 뛰어야 한다. 어떤 한 종목에 포커스를 놓고 훈련했다면 한국 신기록도 노려볼 만했지만 아쉽다”고 설명했다.
주 종목을 200mㆍ400m에서 100mㆍ200m로 바꾸고 나서 처음 나선 전국체전에서 두 종목 모두 금메달을 품에 안은 박태건은 “스피드가 향상됐다. 종목을 바꾼 게 육상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릴 때도 100m 등 단거리를 뛰어봐서 감독님과 상의한 뒤 과감하게 종목을 변경했다. 최상의 선택이었다”고 기뻐했다.
박태건은 이번 전국체전이 끝나면 상무에 입대한다. 그는 “이제 400m 계주 종목만 남았다. 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강원도청 유니폼을 입고 뛰는 올해 마지막 대회다. 물론 전역하고 나면 강원도청으로 복귀하겠지만 400m 계주도 우승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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