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출신 명배우 틸다 스윈튼이 새 영화 ‘서스페리아’에서 팔순의 할아버지로 분장한 뉴스가 지난주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우리에게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옥자’로 낯익은 스윈튼은 진짜 얼굴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매 작품마다 완벽한 변신을 거듭해 왔다.

1960년 런던에서 태어난 스윈튼이 나이와 성(性)을 초월한 변신으로 가장 먼저 주목받았던 작품은 1993년작 ‘올란도’였다. 이 영화에서 그는 400년이란 긴 시간동안 남성과 여성을 오가는 주인공 ‘올란도’를 연기했다.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크리스찬 베일과 더불어 할리우드의 ‘변신 로봇’이란 별명을 얻게 된 출발이었다.

2011년작 ‘케빈에 대하여’에선 ‘절대악’으로 자란 외동아들을 키우는 워킹맘 ‘에바’ 역을 맡아, 자식 문제로 고통받는 엄마의 속내와 모습을 절절하게 그려냈다.

국내 영화팬들에게 뻐드렁니와 가발 등 파격적인 분장으로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린 작품은 2013년작 ‘설국열차’였다. 극중 빙하기 기차안 절대권력자 ‘월포드’(에드 해리스)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메이슨’ 역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런가 하면 2014년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2016년작 ‘닥터 스트레인지’에선 검버섯 가득한 세계 최고의 부호 ‘마담D’와 주인공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놀라운 능력을 일깨워주는 ‘에인션트 원’으로 각각 출연해 놀라움을 안겨줬다.
한편, 다음달 북미 지역 개봉을 앞두고 있는 호러물 ‘서스페리아’는 스윈튼이 무용학교 교장과 82세 남성 심리학 박사 1인2역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공개 전부터 화제를 낳고 있다.
이 영화에 앞서 ‘그랜드…’로 스윈튼과 호흡을 맞췄던 분장감독 마크 콜리어는 외신과 만나 “스윈튼이 남성으로 분장하는 과정에서 인조 음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다리 사이에 실제로 인조 음경을 달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조성준 기자 when914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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