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강원FC 구단에서 지난 2014년에 이어 4년 만에 또 다시 비위행위가 발생했다. 좋지 않은 일로 또 다시 구설수에 올라 구단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해졌다. 100억원이 넘는 혈세를 지원하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강원도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윤성보 강원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15일 강원도의회에 출석, 지난 8월20일부터 나흘간 실시한 조태룡 강원FC 대표의 비위행위에 대한 특별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윤 국장은 “조 대표가 전광판 광고계약을 한 터키항공으로부터 받은 1,000만원 상당의 항공권 가운데 구단 지급분을 개인적으로 수령했다가 반납했다”고 밝혔다.
이어 “4,800만원의 업무 추진비 외 활동비 명목으로 387차례에 걸쳐 3,719만원을 부적정하게 사용하고, 부단장 특별 채용 시 이사회 결의 없이 대표와 부단장 간 협의로 1억5,000만원의 연봉 계약을 했다”며 “내과 전문의를 스포츠 심리상담사로 계약하는 과정에서도 증빙서류 미확인 등 미흡한 부분이 나타났다”는 게 윤 국장의 설명이다.
사회문화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순성 의원은 “이사회 결의 없이 처리한 것은 조 대표의 전횡”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장덕수 의원은 “구단 운영이 계모임 보다 못하다”며 “계약 해지 등 도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달라”며 강원도에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강원FC가 내부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단 내부에서는 2014년 강원도 공무원 출신 사무국장의 자금횡령 의혹이 불거진 것은 물론 업무 추진비 부당 수령한 것이 적발됐다.
심지어 선수들에게 돌아가야 할 전지훈련 수당이 증발한 것도 감사결과 드러났다. 그 결과 강원FC는 창단 5년 만에 자본금을 모두 탕진한 문제 구단으로 낙인 찍혔다. 스포츠의 가장 큰 가치인 공정성과 투명함을 잃어버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체육계와 정치권에서는 이미 지난달부터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지사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자유한국당 강원도당은 “조 대표와 구단주인 최문순 도지사는 사태의 책임을 지고 도민에게 사죄하라”며 “도민 혈세가 투입되는 구단의 운영 관련 비리를 도가 제때 확인하지 못한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조태룡 대표는 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에 출석했으나, 심영섭 위원장이 회의장에서 나갈 것을 요구해 직접 의혹을 해명하지 못했다.
조 대표는 앞서 지난 11일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검사 결과 예산편성도 되지 않은 활동비를 지출한 것처럼 보도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임하면서 체결한 임원선임계약서상 월 400만원의 활동비를 현금으로 지급받도록 돼 있고 이와 별도로 업무 추진에 필요한 비용을 법인카드로 지출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법인카드로 지출한 업무추진비는 매년 이사회 승인을 통해 예산 범위 내에서 사용했으며 마케팅 제휴와 광고 후원 등 모든 계약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체결, 개인적인 이득을 챙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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