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줄곧 교체설에 시달려온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향해 “그는 일종의 민주당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민주당을 꺾기 위해 유세에 총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가장 날 선 표현으로 매티스를 깎아 내린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오전 방송되는 CBS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매티스 장관이 내각을 떠나느냐’는 질문에 “글쎄, 잘 모르겠다. 그는 나에게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이어 “진실을 말한다면, 나는 그가 일종의 민주당원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하면서 “그가 떠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또 “어느 시점에는 모든 사람이 떠난다. 그것이 워싱턴이다”라며 매티스의 경질을 기정사실화했다.
물론 상대방을 들었다 놨다 하는 트럼프의 스타일대로 “매티스와 이틀 전에도 점심을 함께 했다”면서 “그는 좋은 사람이고 우리는 관계가 무척 좋다”고 띄워주며 수습에 나섰지만 곧이 듣기 만무한 상황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외교정책 관련 발언에 논란이 일 때마다 둘의 관계에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는 중간선거 이후 매티스의 교체 가능성을 거론하며 “트럼프와 매티스는 마모된 관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실제 트럼프 정부 내 의사결정과정의 난맥상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밥 우드워드의 저서 ‘공포’에는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의 이해력과 행동을 보인다”며 대놓고 비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미 사이가 틀어질 대로 틀어졌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 4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전격 해임되고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면에 나서면서 외교적 해법을 통한 비핵화에 힘을 실어온 매티스 장관의 입지는 갈수록 옹색해지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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