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한국신기록 보유자 박태건(27ㆍ강원도청)이 첫 출전한 100m에서 한국 최고 스프린터 김국영(27ㆍ광주광역시청)을 누르고 우승했다.
박태건은 14일 전북 익산시 익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남자 일반부 100m 결승에서 10초30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00m 한국신기록(10초07) 보유자 김국영은 10초35로 은메달에 그쳤다. 김국영은 4년 연속 왕좌 지키기에 실패했다.
박태건은 지난 6월 전국육상선수권 남자 200m에서 20초40을 기록하며 장재근(56) 화성시청 감독이 1985년 세운 한국신기록(20초41)을 33년 만에 경신한 주인공이다. 원래 박봉고란 이름을 갖고 있던 그는 지난 해 11월 개명한 뒤 연일 상승세다.
박태건은 주종목을 200m와 400m에서 최근 100m와 200m로 바꾸고 전국체전 일반부 100m 경기에 처음 도전했는데 자신의 개인 최고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고 금메달까지 따내는 겹경사를 맛봤다.
박태건의 기존 100m 개인 최고기록은 지난 5월 작성한 10초40. 이날 예선에서 0.03초 앞당긴 10초37로 1위를 차지했다. 김국영은 예선에서 10초40을 기록하며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에서 김국영과 박태건은 결승에서 각각 3번 레인과 5번 레인에 자리를 잡고 레이스에 나섰다. 스타트 총성과 함께 김국영이 먼저 치고 나갔지만 레이스 후반 박태건이 스피드를 올리며 역전했다.
박태건은 경기 뒤 “어젯밤에 여드름을 시원하게 짜내는 꿈을 꿨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100m와 200m로 종목을 바꾸고 나서 지난해보다 스피드는 물론 체력도 떨어지지 않고 기술도 좋아졌다”라며 “아시안게임도 끝나고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우승까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마음을 비우고 뛴 게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국영에 대해서는 “항상 친구이자 라이벌이고 경쟁 상대”라고 강조하며 “내일 200m 경기가 있다. 오늘 100m를 뛰지 않았다면 더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었겠지만 이번 결과가 200m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국영은 “올해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 내가 못 뛴 것도 있지만 박태건이 잘 뛰었다”라며 “결승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생각했다. 아시안게임 끝나고 힘든 부분도 있어서 전국체전을 잘 준비하지 못했다. 아직 종목들이 남은 만큼 더 잘 준비 하겠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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