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히말라야 등반 도중 사망한 한국 원정대원 5명과 네팔인 가이드 4명의 시신 수습이 사망 확인 사흘째인 14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외교부는 이날 네팔 구조당국이 오전 11시 30분쯤(한국시간 오후 2시45분) 사고 현장인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山群) 구르자히말 봉우리에서 시신 9구를 모두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 구조대는 같은날 오전 10시30분 3구의 시신을 먼저 수습해 인근 구르자 카니 마을로 이송한 후, 나머지 시신도 차례로 운구했다. 앞서 김창호 대장이 이끄는 한국 원정대는 지난달 28일 신루트 개척을 위해 네팔 제2의 도시인 포카라에서 북서쪽으로 직선거리 70여㎞ 떨어진 구르자히말 봉우리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12일 원정대원의 사고 소식이 처음 전해진 이후 구조당국은 13일 오전 소형 헬기를 띄워 해발 3,500m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원정대의 시신을 발견했다. 하지만 기상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시신 수습이 가능한 중형 구조헬기를 포카라에 대기시켜뒀다가 이날 오전 7시 15분이 돼서야 수습 활동을 펼쳤다.
주네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계곡 지형인 사고 현장에 착륙 가능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 구조대원이 밧줄을 타고 내려가서 한 구씩 시신을 수습하는 방식을 따랐다. 인근 마을 주민 4명과 경찰 1명, 구조헬기 회사 현장 감독자 1명 등 총 9명이 현장에 투입돼 수습 작업을 지원했다.
수습된 우리 원정대원 5명의 시신은 이날 저녁 수도 카트만두의 한 국립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외안전지킴센터 소속 담당자 등 2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이 15일 오후 2시55분 항공편으로 현지에 파견된다”며 “신속대응팀은 향후 유가족이 현지에 도착하면 행정 편의와 카트만두에서 장례절차 등을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럽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눈 폭풍이 9명의 산악인을 영원히 산속으로 데려갔지만, 신루트를 개척하려 한 그분들의 용기와 투혼은 결코 묻힐 수 없다”며 김창호 대장을 비롯한 원정대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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