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GM, 연구부문 분리 논란 확산… 노조 15일부터 파업 찬반투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GM, 연구부문 분리 논란 확산… 노조 15일부터 파업 찬반투표

입력
2018.10.14 17:01
수정
2018.10.14 20:35
20면
0 0

지난 4월 경영 정상화를 약속하고 KDB산업은행으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받아낸 한국GM이 또다시 회생과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인다. 노조와 산은의 반대에도 연구개발(R&D)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신설하려 한다. 그 사이 판매량은 급감해 내수시장에서 4위 업체로 밀렸다. GM이 한국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도 다시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GM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15일부터 이틀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간다. 이미 사측이 특별단체교섭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12일 쟁의조정신청을 한 상태다. 중노위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가 반발하는 이유는 한국GM 측이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등의 핵심부서를 묶어 별도 법인(R&D 부문)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노조와 산은의 반대에도 지난 4일 이사회를 열어 관련 안건을 통과시켰으며, 19일 주주총회를 개최해 최종 결의할 예정이다. 임한택 한국GM노조 지부장은 “5차례 교섭을 요청했지만 사측에선 받아들이지 않고, 법인 신설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며 “생산조직을 축소하기 위한 꼼수가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GM은 “한국 조직의 위상 강화를 위해 필수”라는 입장이다. 한국GM의 R&D 부문으로 있으면 부평ㆍ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차, 소형차 등 개발에 그치지만, 법인을 분리해 GM 글로벌 연구센터의 소속이 되면 글로벌 모든 차종을 개발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2대 주주(17%)인 산은도 우려하고 있다. 법인 분리는 기본 협약에도 없는 내용으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인천지법에 주총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놓은 상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0일 열린 국회 산자중기위 국정감사에서 “향후 10년간 국내에서 생산활동을 보장한 만큼, (법인 분리가 한국GM과 맺은) 계약에 어긋난다면 소송의 근거가 있다”며 “법원에서 주종 금지 가처분이 기각되더라도 주총에 참여해 비토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논란 와중에 한국GM의 실적은 계속 악화하며 철수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법인 신설을 발표하기 전인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11.7% 줄어든 24만6,386대 판매에 그쳤으며, 7월부터 9월까지도 매달 두 자릿수 판매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내수시장에선 이미 3월부터 쌍용차에 판매 3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한국GM이 단종한 캡티바, 크루즈, 올란도 등을 대체할 신차 생산보다는 이쿼녹스 등 미국에서 직수입하는 방법을 택해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은 “연구부문이 분리되면 한국GM은 신차를 개발해 생산하는 완성차 업체가 아니라 사실상 생산 공장만 남게 돼, 독자 생존은 더 멀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