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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김윤덕ㆍ김덕순ㆍ강도근의 예술혼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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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 김윤덕ㆍ김덕순ㆍ강도근의 예술혼을 만나다

입력
2018.10.14 16:31
수정
2018.10.14 19:0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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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형유산원 ‘명인 오마주’

13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공연장에서 녹야 김윤덕의 가야금산조를 보존하는 녹야풍류보존회가 김윤덕류 줄풍류 중 뒷풍류를 연주하고 있다. 국립무형유산원 제공
13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공연장에서 녹야 김윤덕의 가야금산조를 보존하는 녹야풍류보존회가 김윤덕류 줄풍류 중 뒷풍류를 연주하고 있다. 국립무형유산원 제공

13일 오후 4시 전북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공연장. 서정적이면서도 엇박자로 독특한 리듬 구성을 보이는 가야금 연주가 관람객 125명의 귀를 휘감았다. 가야금 명인 녹야 김윤덕(1918~1978·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의 제자 명인 이영희가 펼친 김윤덕류 가야금산조 연주다. 김윤덕류 가야금산조는 중용의 도를 전하는 담백한 느낌과 남성적인 멋이 어우러져 들을수록 빠져든다. 관람객들은 공연 후 제자들이 증언하는 김윤덕의 생애와 일화를 들었다. 또 제자들이 현재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무형문화유산의 보존 의미에 관해 되새겼다.

이날 공연은 국립무형유산원이 13, 20, 27일 오후 4시에 열리는 ‘2018 명인오마주’ 공연 일환으로 펼쳐졌다.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작고 명인 3인의 예술적 발자취를 만나보는 무료 공연이다. 20일에는 가곡의 대가 월하 김덕순(1918~1996·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27일에는 우직한 판소리를 뿜어낸 금파 강도근(1918~1996·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의 예술세계가 펼쳐진다.

김덕순은 “월하 이전 월하 없고, 월하 이후 월하 있을까”라는 찬사가 따라붙는 여성가객이다. 한국전쟁 피난시절 노인들의 시조소리에 매료돼 홀로 소리를 새기다가 주변의 권유로 시조로 입문했다. 낭랑한 목소리를 타고 났으며 발음이 정확하다. 남녀병창으로 부르는 가곡 태평가를 들어보면 힘과 무게가 있어 남성가객과 좋은 대비를 이룬다.

동편제의 마지막 명창 강도근은 우직한 농사꾼이기도 하다. 농사일로 얻은 진리가 소리에도 영향을 미쳐 잔재주를 피우지 않는 통이 큰 소리를 냈다. 생전 고향 남원을 떠난 적이 없어 음반은 적은 편이다. 1990년 흥보가와 수궁가완창 LP레코드 음반을 통해 그의 소리 세계를 접할 수 있다.

국립무형유산원의 이명진 연구사는 “명인들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을 겪으면서도 전통문화의 자산을 지켰지만, 오늘날 사람들의 기억에 잊혀지고 있다”며 “세대 간 전승되는 명인들의 예술혼과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공감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녹야 김윤덕은 1972년 미국 카네기홀에서 한국인으로 처음 연주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은 김윤덕의 연주 모습. 국립무형유산원 제공
녹야 김윤덕은 1972년 미국 카네기홀에서 한국인으로 처음 연주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은 김윤덕의 연주 모습. 국립무형유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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