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서 진행 중인 제99회 전국체육대회가 ‘술’과 연관된 사건으로 얼룩지고 있다. 선수단 숙소에서 임원들의 술 파티 도중 폭행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대회 진행 중 경기장으로 난입한 음주 운전 차량에 선수가 부상을 당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14일 익산경찰서와 전북도체육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전국체전 마라톤 경기가 열리는 익산시 부송동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카니발 차량을 몰던 A(40)씨가 일반부 대회에 참가한 선수 B(29)씨를 치고 지나갔다. 이 사고로 팔을 다친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88% 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선 A씨가 마라톤 코스 주변에 설치된 교통차단 시설을 무시하고 주행하다 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폭행 사건은 이 보다 먼저 터졌다. 13일 오전 3시쯤 국가대표 복싱 선수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 참가해 메달까지 획득한 C씨가 익산의 한 숙박업소에서 한 지방자치단체 소속 복싱 감독 D씨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가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C씨와 D씨가 술에 만취한 상태로 난동을 부리자, 숙박업소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해설가로 활동한 C씨는 선수단 격려차 숙소를 방문했다가 후배 감독과 술을 먹고 시비가 붙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 체육인 박모(35)씨는 “준법정신을 생활화하는 체육인들이 선수 숙소에서 술에 취해 다투는 일이 생기고, 대회 도중 선수가 사고를 당한 일은 대회 운영을 잘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북체육회 한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잇따라 벌어져서 할말이 없다”며“대회 성공을 위해 선수 안전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익산=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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