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를 한 번도 손질해본 적이 없어요. (참치)눈을 덮어둘게요. 무서워서 안 되겠어요.”
‘먹방’하면 떠오르는 개그우먼 김민경은 요즘 ‘쿡방’에 빠져있다. 먹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재료 하나하나를 손질해 10분 내로 요리를 뚝딱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는 지난 5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민경장군’이라는 채널을 개설했다. 자신이 출연하는 케이블채널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에서 불린 별명이 ‘민경장군’. 먹을 것을 향해 돌진하는 그는 이제 달걀떡볶이, 들깨미역국, 쉬림프 로제 파스타, 회오리 오므라이스, 참치 조림 등 군침 넘어가는 요리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연예계는 TV 밖 플랫폼에 진출하려는 콘텐츠 개발이 한창이다. 주로 유튜브 동영상이나 팟캐스트 등을 통해 개그맨 배우 가수 등 연예인뿐만 아니라 아예 연예기획사나 방송사까지 디지털 콘텐츠 영역에 뛰어들고 있다. 먹방이나 뷰티 등으로 구독자 100만명을 넘기는 유튜버들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구가할 뿐만 아니라, 매년 10억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마어마한 자본의 유입으로 시장이 커져가자 이들 유튜버들을 관리하는 에이전시까지 생겨났다. 100만 유튜버를 매니지먼트 하는 에이전시도 어느새 수십 군데다.
연예계가 눈독을 들일 만하다. 성공사례까지 배출했다. 개그우먼 송은이 김숙은 팟캐스트에서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으로 큰 인기를 얻자, 아예 콘텐츠 회사 비보TV를 설립했다. 이들은 비보TV를 통해 ‘밥블레스유’ ‘판벌려’ ‘나는 급스타다’ 등을 제작해 웹 예능으로 대중에 소개했다. 생각보다 반응은 뜨거웠다. 유튜뷰에 개설된 비보TV의 구독자 수는 27만여 명이다. 특히 최화정 이영자 송은이 김숙이 함께 한 ‘밥블레스유’는 CJ ENM이 보유한 케이블채널 올리브에 편성돼 아예 TV 프로그램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달부터 시즌2로 돌아와 올리브의 킬러콘텐츠가 될 전망이다. 또 김민경 등 주로 개그맨들이 소속된 JDB엔터테인먼트도 개그맨들의 채널 개설에 적극적이다. 김준호의 ‘얼간김준호’는 구독자 43만 명이고, 홍윤화 김민기의 ‘꽁냥꽁냥’이 16만 명, 김민경의 ‘민경장군’은 8만 명을 자랑한다.
모델들도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장윤주 한혜진 이현이 등 톱모델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에스팀엔터테인먼트도 최근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 믹스콘을 론칭했다. 이현이가 스피치 꿀팁을 소개하는 ‘킹스 스피치’와 각국에서 활동하는 모델들의 토론이 펼쳐지는 ‘얄개즈’를 공개했다.
방송사들의 경쟁도 눈에 띈다. 그룹 god 출신 박준형의 ‘와썹맨’은 유튜뷰 개설한 지 세 달 만에 100만 명의 구독자를 넘겨 화제가 됐다. ‘와썹맨’은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의 디지털 콘텐츠 전문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tvN도 디지털 스튜디오 홈베이커리를 론칭했다. 미술을 배우는 ‘충재화실’, 먹방 ‘최자로드’ 등으로 3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팀엔터테인먼트 측은 “소속 모델들을 앞세워 웹 예능이나 웹 드라마를 비롯해 영화, 공연 등 복합 장르까지 영역을 확장해 재미있는 콘텐츠 생산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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