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Fitch), 스탠더드앤푸어스(S&P) 관계자들을 만나 “남북 경협이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차 인도네시아 발리에 머물고 있는 김 부총리는 12일과 13일 각각 피치와 S&P 최고위급 관계자들과 만났다. 피치에선 제임스 맥코맥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스티븐 슈바르츠 국가신용등급 아태지역 총괄이, S&P에선 베라 채플린 국가신용등급 아태지역 총괄, 킴앵 탄 국가신용등급 아태지역 선임이사가 참석했다.
피치와 S&P 모두 면담 과정에서 최근 진전된 남북관계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에 김 부총리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빠른 속도로 한반도 내 평화정착과 비핵화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간 경제협력은 장기적으로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주요국, 국제기구 등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남북 경협을) 차분하고 질서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정부는 남북관계와 관련된 사항을 신용평가사와 적극 공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부총리는 우리 경제에 대해 견고한 수출과 내수 소비 등을 긍정 요인으로 꼽으면서, 최근의 고용 부진과 글로벌 무역갈등 극복을 위해선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고용과 관련해 “양질의 일자리 확충, 투자 활성화, 혁신성장 가속화를 통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무역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수출시장 다변화, 산업구조 고도화 등 대내외적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들은 향후 국가신용등급평가에 김 부총리와의 면담 결과를 활용할 전망이다. S&P는 이달 3일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기존과 동일한 ‘AA’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투자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피치도 역시 지난 6월 네 번째로 높은 등급인 ‘AA-‘를 유지하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13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김용 WB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도 북한의 개혁ㆍ개방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라가르드 총재와의 면담에서 “북한이 개혁ㆍ개방을 추진하고 국제사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IMF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고, 김 총재에게도 “국제사회의 동의를 전제로 적절한 시기에 북한 개발 지원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