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지점장 시절 VIP 고객이나 대출 상담을 받으러 온 고객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양철한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K은행 전직 부지점장 고모(56)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2015년 1월 경기 성남시의 한 은행에서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던 고씨는 VIP 고객인 A씨에게 “사모님의 2억원짜리 상품이 만기되었는데, 사모님 앞으로 대출금 2,900만원이 있으니 먼저 대출금부터 갚고 나머지 돈만 찾아가라”고 거짓 권유했다. 가로챈 돈으로는 자신의 빚을 갚는데 사용했다.
같은 해 3월에는 대출 상담을 받으러 왔던 고객인 B씨를 따로 만나 “4,000만원을 빌려주면 6개월 이내에 상환하고, 매월 4부 이자도 해주겠다”고 거짓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고씨는 같은 해 5월까지 모두 5,000만원을 B씨로부터 빌려 사용했다. 이 외에도 고씨는 임대차 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서 선순위 채권자를 수정액으로 지워 대출중개업체에 보내 2억여원의 대출을 부당하게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양 부장판사는 “은행 부지점장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서 문서 위조 등의 방법으로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은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고, 피해의 대부분이 회복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피고인의 죄가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금까지 벌금형 외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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