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2명이 모스크바의 한 카페에서 한국계 공무원을 폭행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건과 관련해 선수 모친이 직접 나서 언론들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14일(한국시간) 러시아 매체 ‘스타’에 따르면 사건 피의자인 알렉산드르 코코린(27ㆍ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친 코코리나는 최근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들 행동에 대한 용서를 구한다”면서도 “아직 상황은 분명하지 않으므로 상황을 확대하지 말 것을 언론인들에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코코린과 파벨 마마예프(30ㆍ크라스노다르)는 지난 8일 모스크바의 카페에서 러시아 산업통상부 공무원으로 일하는 한국계 데니스 박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건 당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피해자 데니스 박이 식사를 하는 도중 선수들이 다가와 의자로 머리를 가격하는 장면이 찍혔다. 데니스 박의 변호사는 러시아 국영방송에 “두 선수가 인종을 조롱하는 발언도 했으며 피해자는 뇌진탕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코리나는 “나는 내 자녀가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그들은 평생 체육계에서 지내며 매일 힘든 훈련의 연속이었다”라며 “나에게 그들(가해자)이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언론에는 “어머니로서 언론인들에게 상황을 확대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상황은 아직 분명하지 않으며, 결론은 법원에서 내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모친의 이런 요청에도 러시아 국내 여론은 여전히 싸늘해 보인다. 코코린과 마마예프는 모두 러시아 국가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들로 국민적 실망감 또한 큰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크렘린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며 사건 영상이 ‘불쾌했다’고 표현했고, 드미트리 구베르니예프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것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단호하게 척결하려고 하고 있는 인종차별”이라고 비난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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