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지인을 보험에 가입시킨 뒤 교통사고로 다친 것처럼 속여 억대 보험금을 받아 가로챈 보험설계사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보험설계사 A(40)씨를 구속하고 6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 등은 2010년 11월~지난해 2월 가족이나 동호회원 등 지인을 보험에 가입시킨 뒤 경기 부천시 일대에서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로 다친 것처럼 속여 보험사로부터 53차례에 걸쳐 보험금 3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 경찰에 입건된 보험설계사 5명은 대포폰을 이용해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한 뒤 보험 가입자들에게 “용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운전자나 동승자로 둔갑시켜 보험금을 타내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지인 등이 골절상을 당하면 보험 가입자 인적사항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해 보험금을 받아 나눠 갖기도 했다.
A씨는 자신의 보험설계사 사무실이 운영난을 겪자 주변 지인들을 몰래 보험에 가입시킨 뒤 보험료를 대납해주다가 이 사실을 안 지인들이 해약을 하려 하자 “쉽게 용돈을 벌 수 있다”며 보험사기에 가담시켜 보험금을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경찰에서 “보험금은 유흥비 등으로 썼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공된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입원했다고만 하면 보험회사가 확인 절차 없이 바로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라며 “또 병원에서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다른 사람 명의를 도용해 환자를 바꿔 치기 할 수도 있어 실명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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