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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들의 ‘아름다운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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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들의 ‘아름다운 불협화음’

입력
2018.10.13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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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단 ‘영혼의…’ 내일 정기공연

홀트일산타운의 장애인합창단인 ‘영혼의 소리로’가 지난해 10월 19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2017년 정기공연을 펼치고 있다. 발달장애인 33명으로 구성된 영혼의 소리는 오는 1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에서 올해 정기 공연을 갖는다. 홀트아동복지회 제공
홀트일산타운의 장애인합창단인 ‘영혼의 소리로’가 지난해 10월 19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2017년 정기공연을 펼치고 있다. 발달장애인 33명으로 구성된 영혼의 소리는 오는 1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에서 올해 정기 공연을 갖는다. 홀트아동복지회 제공

12일 경기 고양시 홀트일산타운 내 교회 강당. 8세부터 50대에 이르는 폭넓은 연령층의 30여명이 합창연습에 푹 빠져 있었다. 제각각 질러대는 소리가 ‘불협화음’에 가까웠지만 목소리에는 열정이 넘쳤다. 오후 4부터 시작된 연습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화음도 맞지 않고 악보도 볼 줄 몰라도 이들은 창단 20주년을 앞둔 어엿한 합창단의 단원이다. 올해 정기공연을 앞두고 한 달째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홀트장애인합창단인 ‘영혼의 소리로’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에서 ‘2018 정기공연’을 연다. 단원들 각자가 만났던 특별한 사람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다는 의미에서 공연 주제는 ‘사랑을 만나다’로 정했다.

단원 33명은 모두가 발달(중증중복장애) 장애인이다. 뇌병변, 지적장애, 정신장애, 언어장애, 다운증후군 등 신체적ㆍ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공연 때마다 늘 감동적인 무대를 펼쳐 보였다.

이번이 19번째인 정기공연에서 영혼의 소리로는 동요 ‘사랑을 만나서’,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과수원길 등 15곡을 합창한다. 작곡가 겸 방송인 주영훈의 사회로 팬텀싱어2에 출연한 베이스 바리톤 김동현, 뮤지컬 배우 조휘가 게스트로 출연해 무대를 빛낸다.

초등학생때부터 단원으로 활동중인 김현군(31)씨는 “많이 연습하고 노력한 이 무대에 많은 사람들이 와 함께했으면 좋겠다”면서 “떨리지만 기대된다”고 말했다.

홀트일산타운의 장애인합창단인 ‘영혼의 소리로’ 단원들. 홀트아동복지회 제공
홀트일산타운의 장애인합창단인 ‘영혼의 소리로’ 단원들. 홀트아동복지회 제공

‘영혼의 소리로’는 1999년 창단했다. 이후 매번 무대 때마다 발달 장애인도 무대에서 당당히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 비록 어눌한 발음과 음정도 불안하지만, 영혼을 울리는 ‘아름다운 불협화음’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해왔다. 올 초에는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페스티벌에 초청돼 열정적인 합창 공연을 선보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금까지 총 500여회의 국내외 공연을 가졌다. 2009년 국제합창올림픽 특별상 3개 부문도 수상했다.

이들의 보금자리인 고양 홀트일산복지타운은 220여명의 무연고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이다. 복지타운을 운영하는 홀트아동복지회는 이들이 더 큰 꿈을 꾸고 자라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순규 홀트일산타운 총괄원장은 “영혼의 소리 단원들이 그 동안 만나고 느낀 사랑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는 소중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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