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으로 모인 사람들이 토대가 되고 그 위로 서너 명의 인원이 탑을 만들어 간다. 상호간의 신뢰와 협동심으로 환상적인 인간 탑이 완성되자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지난 7일(현지시간)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카스텔’이라 부르는 인간 탑 쌓기 대회가 열렸다.
카스텔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18세기부터 민속 경축행사로 시작해 200년 이상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전통문화로 계승되고 있다.
카탈루냐어로 ‘카스텔’은 ‘성(城)’이란 뜻이며 현지 주민들은 인간 탑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한다. 탑을 쌓는 사람을 카스텔레레스라고 하며 다른 참가자의 어깨를 밟고 올라서서 인간 탑을 완성한다. 탑의 기초를 지탱하는 군중을 피냐라 부르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대회에 참석하는 각 단체는 셔츠 색에 따라 구분되며, 참가자는 허리띠를 두르는데 이는 허리를 보호하며, 탑을 만들 때 손잡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인간 탑 쌓기 대회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100명에서 200명 정도의 인원이 한 팀을 이뤄 참여한다. 탑의 높이는 보통 6~10층으로 꼭대기 층에는 어린이가 올라가는 것이 특징이다. 보호장구가 없다 보니 도중에 탑이 무너지는 경우 부상자가 나오기도 한다. 탑을 쌓는 동안 그라야(gralla)라는 관악기로 전통 음악을 연주하며 흥을 북돋는다. 인간 탑을 쌓은 방식은 지역에 따라 전통적으로 세대 간에 전승됐으며 연습을 통해 탑을 만들 수 있다. 이는 도시에 대한 소속감과 협력정신, 자신의 단체가 더 발전하기 바라는 수단으로써 결속력을 강화했다.
2010년에 유네스코가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카스텔은 카탈루냐의 대중적이며 전통적인 문화로서 수많은 축하행사에서 시범을 보였다. 특히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식에서 2천여 명이 동시에 12개의 인간 탑을 만들어 전세계에 알려졌으며, 2010년 상하이 세계 엑스포 행사에 참가하기도 했다.
홍인기 기자
정리=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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