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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라건아 믿음직한 빅맨… 우승 한번 더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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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 “라건아 믿음직한 빅맨… 우승 한번 더 해야죠”

입력
2018.10.13 04:4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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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모비스의 상징 양동근. 현대모비스 제공
울산 현대모비스의 상징 양동근. 현대모비스 제공

울산 현대모비스는 13일 막을 올리는 2018~19시즌 프로농구에서 전년도 우승 팀도 아닌데 ‘공공의 적’이다. 워낙 선수층이 두껍고,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다는 평을 듣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일제히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하자 매년 엄살만 피우던 ‘만수’ 유재학(55) 현대모비스 감독은 “(챔피언 결정전을) 3년 쉬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하다”며 “올해는 우승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유재학 감독과 달리 현대모비스의 상징이자, 간판 가드 양동근(37)은 ‘우승 후보 0순위’라는 말에 “글쎄, 모르겠다. 시즌 전 예상은 맞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을 돌이켜볼 때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10일 서울 반포동 JW 메리어트호텔에서 만난 양동근은 “자체 연습경기와 전술 훈련을 할 때 ‘이제 팀에 빈자리가 없구나. 누가 들어가더라도 자리를 메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대성, 박경상에 함지훈도 1번(포인트가드)을 볼 수 있다. 나도 포지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코트에 있는 만큼은 안 힘든 척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동근과 유재학 감독이 팀 통산 7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KBL 제공
양동근과 유재학 감독이 팀 통산 7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KBL 제공

양동근은 지난 시즌 후 은퇴한 김주성(DB)의 뒤를 잇는 프로농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4년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아 현대모비스에서 줄곧 뛰며 우승 반지 5개를 꼈고, 대표팀 주전 포인트가드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지칠 줄 모르는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리그 최고의 가드로 우뚝 섰다. 2016~17시즌 손목 골절로 3개월 동안 이탈한 것을 제외하면 ‘늘 푸른 소나무’처럼 꾸준히 코트를 지켰다. 팀 내 비중 역시 높아 매 시즌 평균 30분 이상을 뛰었다.

양동근은 “나도 이제 힘들고, 회복도 더디다”면서 “‘금강불괴’ 앞에서 철인 얘기를 하면 안 된다”고 웃었다. 그가 말한 금강불괴는 324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이정현(KCC)이다. 양동근은 “시간을 잡을 수는 없다”면서 “다만 안 다치고 오래 뛰었으면 좋겠다. 안 아픈 게 가장 행복한 선수 생활”이라고 설명했다.

2014~15시즌 우승 이후 세 시즌 동안 챔프전 무대를 밟지 못한 그는 “다른 팀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예전 기분을 떠올리면서 우리도 한번 더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귀화혼혈선수) 라건아가 왔다고 선수 조합이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믿음직한 빅맨이 있다는 건 큰 도움이 된다”고 라건아의 합류를 반겼다. 라건아는 2012~13시즌부터 모비스에서 활약하며 3연패에 힘을 보탰다. 양동근은 “예전보다 더 밝아졌고, 한국말도 잘 알아듣는다”며 “여전히 너무 잘 뛰어다닌다”고 만족스러워했다.

KBLl 제공
KBLl 제공

그는 마지막으로 “오지랖일수도 있지만 우리 팀은 물론 다른 팀 선수들도 전부 부상 없이 좋은 경기를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번 시즌 ‘아직도 열심히 잘 뛰고 있구나’, ‘꾸준히 뛰고 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소망했다. 서장훈, 김주성에 이어 차기 은퇴 투어의 주인공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엔 “아시아 투어도 못 했는데, 무슨 은퇴 투어인가”라며 손사래를 쳤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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