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여성 승무원의 복장과 근무환경 문제를 증언하기 위해 대한항공 승무원이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11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은 부적절한 여성 승무원의 복장 문제를 지적하는 도중 현직 대한항공 승무원을 참고인으로 출석시켰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 승무원 유니폼은 다른 나라 항공사 승무원 유니폼에 비해 기능적이지 않다"며 "입고 계신 유니폼이 현장에서 느끼기에 일하는 데 입을 만한 옷인지 말해 달라"고 증언을 요청했다.
이날 증언대에 선 유은정 대한항공 승무원은 "안전업무를 담당하는 데 유니폼으로 전혀 맞지 않다"며 "몸매 실루엣이 드러나는 (유니폼) 디자인은 성 상품화된 이미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유니폼 특성 때문에 성희롱, 성추행, 몰래카메라 촬영 사례까지 증가하고 있다"며 "승객의 짐을 올리고 바쁘게 일하다 보면 앞 단추가 풀어지거나 블라우스가 올라가서 허리 살이 보이는 위험한 경우가 많다"고 증언했다.
이 의원은 "구글 같은 검색 엔진에서 대한항공 승무원이라고 치면 연관 검색으로 엉뚱하게 '뒤태'가 나온다"며 "승무원들의 복장이 불편하다는 여론이 오래 전부터 있었는데 도대체 사측에서는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유 승무원은 "(승무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계속 얘기는 하지만 (회사에) 개선을 제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의 경우 바지 착용의 규제는 없지만 바지마저도 너무 밝고 타이트 하다"며 "팬티 라인까지 다 보이는 재질로 돼 있다. 생리대를 착용하면 라인까지 보이고 생리혈까지 비치게 돼 있어 민망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치마를 입을 때 보다 더 블라우스가 밖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승무원들이 바지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유니폼이 타이트한 스타일이다 보니 위장질환과 소화질환, 부인과질환 까지 발생하고 구두는 재질이 너무 딱딱하고 불편해서 장시간 신고 근무하는 경우 족저근막염이나 발 질환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회사가 개선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자율적으로 개선해 주길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증언대까지 나오신 것"이라며 "승무원들의 근무 환경에도 문제가 많아 최근 한 항공사의 경우 과도한 스케줄로 승무원이 실신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 승무원은 "승무원 인력이 부족해서 뽑아달라고 해도 반영이 되지 않는 현실에서 연속 되는 비행근무가 이뤄지고 있다"며 "2~3시간 자고 일어나서 출근해서 근무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승무원의 잠이 부족하면 안전업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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