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수산물시장인 도요스(豊洲)시장이 11일 문을 열었다. 1935년 개장 이래 83년간 도쿄(東京)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쓰키지(築地)시장을 계승해 새롭게 ‘도쿄의 부엌’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러나 교통 혼잡과 유지ㆍ관리비 증가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0시에 개장한 도요스시장은 오전 5시30분 참다랑어(참치) 도매상들의 첫 경매를 시작으로 ‘도요스 시대’ 개막을 알렸다. 오전 6시30분엔 청과 매장에서도 경매가 시작했다. 첫 경매에선 아오모리(青森)현 민마야(三厩)산 참다랑어 214㎏이 428만엔(약 4,362만원)에 낙찰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도요스시장은 지난 6일 문을 닫은 주오(中央)구 쓰키지시장을 이전한 것이다. 도쿄도는 5,700억엔(약 5조8,115억원)을 들여 고토(江東)구 도요스역 인근 40만700㎡ 부지를 정비했다. 쓰키지시장 면적의 1.7배로 개방적인 건물이었던 쓰키지 시장과 달리 폐쇄형 건물로 24시간 저온상태에서 수산물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개장 첫날 이른 아침부터 신선한 생선과 야채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시장 주변은 차량과 사람들이 몰렸다.
그러나 도요스시장이 쓰키지시장보다 도심에서 떨어진 인공섬에 위치, 대중교통과 접근도로가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교통정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도 산지에서 물건을 싣고 온 트럭들과 인파가 몰려 일부 화물 반입이 지연됐고, 시장 주변에선 차량이 1㎞를 이동하는 데 20분이 걸렸다. 또 오전 3시쯤 시장 내 물건 운반수단인 3륜차 ‘타레’ 한 대에서 불이 났고, 시장 내부를 보행 중이던 여성이 타레와 접촉 사고로 다치는 등 어수선한 사고가 잇따랐다.
최신 설비를 갖춘 도요스시장의 연간 유지ㆍ관리비는 82억엔으로, 쓰키지시장 때보다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또 환경오염 논란 등으로 이전 결정 이후 입주까지 17년이 걸리면서 늘어난 사업비용 충당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는 쓰키지시장 철거지를 민간에 대여, 재개발을 통해 충당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지만 아직 철거지 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당초 쓰키지시장은 노후화에 따라 오래 전부터 사업비 1,000억엔(약 1조181억원) 규모의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도요스 부지에 대한 시민단체 등의 환경오염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실제 2016년 1월 이전부지 지하수에서 환경기준치의 72배가 넘는 벤젠이 검출되면서 고이케 지사가 이전 사업 보류를 발표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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