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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감장서 ‘식물 헌재’ 책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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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감장서 ‘식물 헌재’ 책임 공방

입력
2018.10.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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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및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국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및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국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배우한 기자

국회가 헌법재판관 3인의 임명동의를 하지 않아 헌법재판소 업무가 마비된 상황과 관련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여여가 치열한 책임 공방을 벌였다. 헌재는 “초유의 사태”라며 국회가 임명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줄 것을 촉구했다.

김헌정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이날 국감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9월19일 재판관 9명 중 5명이 퇴임한 이래 아직까지 국회 추천 재판관 3명이 임명되지 않아 재판관 공백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재판 관련 회의뿐 아니라 인사ㆍ행정 관련 회의에도 재판관 9명 가운데 반드시 7명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대법원장 추천 인사인 이석태·이은애 후보자만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은 인사 청문 과정에서 자신들이 반대한 두 후보자가 임명됐다며 여야 교섭단체 3당이 추천한 김기영(더불어민주당 추천)·이종석(자유한국당 추천)·이영진(바른미래당 추천) 후보자에 대한 선출안 표결을 3주째 거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국회가 헌법재판소 공백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며 “헌법이 부여한 기본 책무를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사태 책임을 문 대통령에게 돌렸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다운계약서 작성으로 세금을 탈루한 사실이 확인된 이석태ㆍ이은애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 강행한 문 대통령이 국민들께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장제원 의원은 “국감 첫날부터 대통령이 국회에 훈계하고 야당을 저격했다”며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오늘 이 국면을 야기한 주범”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한국당에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인사청문회까지 진행된 상태이므로 국회표결을 통해 결정하면 된다”며 “표결로 해결하면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종민 의원도 “이미 인사청문회를 했으니 절차를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반발했다.

여야가 언성을 높이며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지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국회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헌재를 만들어놓고 우리가 누구를 상대로 국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헌법재판소장 나와서 저분들 다 재판하라 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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