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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의 교황 프란치스코, 방북도 결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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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의 교황 프란치스코, 방북도 결단할까

입력
2018.10.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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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교 시노드 기간, 문 대통령과 이례적 면담 

 강우일 주교 “평화 위해 파격 방북 가능성… 

 다만 준비 시간 감안하면 연내는 어려울 듯”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3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정기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바티칸=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3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정기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바티칸=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교황은 이미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3~28일) 기간임에도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례적으로 면담을 갖기로 결정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가톨릭 교회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그간 행보를 본다면, 파격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준비위원장이었던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는 11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에 좀 파격적 움직임을 하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의 해외 방문은 이제까지 사목방문이 관례였다. 방문국이나 지역의 가톨릭교회 공동체와 만남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결정하기 때문이다. 강 주교는 그러나 “지금까지 정상적인 관례로선 사목방문이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직위 후 걸어오신 여정을 보면 난민 문제나 평화 문제에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갖고 행동해오셨다”며 “북한에 정식 가톨릭교회 조직은 없더라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 파격적인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게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과도 예상을 넘어선 면담을 지시했다. 주교 시노드 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강 주교는 “시노드 중에는 오전에 전체회의가 많고 항상 교황께서 참여하신다”며 “가장 우선하는 그 회의를 빠져 나온다는 건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 각별한 의미를 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교황청은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 시간을 20분 정도로 잡았지만, 교황이 “문 대통령과 더 오랜 시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도 교황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하면서, 방북의 의미와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레그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교황 초청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하기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앞서 교황청은 이미 지난 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이자, 3차 남북정상회담 때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던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로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보고 받은 바 있다. 교황청이 이미 교황의 방북과 관련해 어느 정도 내부 검토를 거쳤을 가능성이 많다.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 전날인 17일에는 성 베드로 성당에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도 예정돼있다. 문 대통령은 미사에 참석한 뒤, 성당에서 특별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집전에 앞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축복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집전에 앞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축복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강 주교는 “오래 전부터 교황청은 성직자가 북한에 상주하면서 하느님의 백성을 돌볼 수 있기를 바라왔지만 한 번도 이렇게 긍정적 답변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 주교는 “북한 정부에서 평양 시내에 만든 장충성당이 있지만, 외국에서 사제들이 방문할 때 외에 상시에는 자주 집회를 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황께서 가셔서 그분들(신자들)의 손을 잡아주시고 새로운 그 시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시면 북한 정부가 새로운 결단을 내리는 데도 자극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다만, 강 주교는 교황이 방북을 결정하더라도 연내에 북한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강 주교는 “한국을 방문하실 때도 사전에 준비 실무진이 여러 차례 현장을 방문하고 답사를 하고 또 방문하는 기간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아주 깊이 있게 숙의하고 협의를 했다”며 “이 과정이 꽤 길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 (방북이) 이뤄지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이 내년 일본을 방문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도 함께 찾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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