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시작된 국정감사에는 선동열 국가대표 야구팀 감독이 증인으로 출석해 눈길을 끄는가 하면, 벵갈 고양이가 국감장에 등장해 동물학대 논란이 번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에선 일반증인으로 출석한 선 감독에게 시선이 집중됐다. 선 감독은 2018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수 선발과정에 대한 의혹을 추궁하는 질의에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청탁이 있었느냐”며 “비슷한 경우 병역 미필 여부가 영향을 주는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야구팬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오지환 선수 특혜선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끝까지 버티고 우기면 2020년까지 대표팀 감독을 하기 힘들다”고 몰아세웠다. 이에 선 감독은 “그렇지 않다, 경기력만 생각했다”고 의혹을 부인한 뒤 “시대적 흐름을 헤아리지 못한 건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의 국무조정실과 총리비서실 국감장엔 난데없이 ‘벵갈 고양이’가 출현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18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 관련 질의를 하기 위해 “퓨마 새끼와 비슷하다”며 데리고 온 것이다. 김 의원은 벵갈 고양이를 앞에 놓고 “퓨마는 고양이과 동물 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취총을 쏴도 안 죽으니까 사살을 했는데 불쌍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사살하지 않고 울타리를 넘어가 주민에게 위협이 됐다면 과연 얼마나 정부를 비난했을까”라며 “동물원측과 협의해 (사살을) 결정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벵갈 고양이를 국감장에 데려 온 것을 두고 동물학대 논란이 제기됐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동물학대 차원에서 질의를 했는데 우리 안에 고양이를 갖고 온 것은 동물학대가 아니냐”며 “국감장과 상임위장에 동물을 데려오는 것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은 송희경 한국당 의원이 실리콘으로 제작한 가짜 지문으로 스마트폰 생체인증을 뚫는 과정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인공지능 스피커 ‘클로이’를 들고 나와 “헤이 클로이”라며 음성인식을 시연하려다 자꾸 실패하자, “내가 사투리를 써서 얘(스피커)가 못 알아들은 것 같다”고 말해 국감장에 폭소가 터졌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서진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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