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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NAFTA 대체 협정 이름 두고 트럼프와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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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NAFTA 대체 협정 이름 두고 트럼프와 기싸움?

입력
2018.10.10 17:45
수정
2018.10.10 19: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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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ㆍ암로)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6일 모렐리아 지역에서 지지자들에게 대선 승리에 대한 감사 연설을 하고 있다. 모렐리아=로이터 연합뉴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ㆍ암로)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6일 모렐리아 지역에서 지지자들에게 대선 승리에 대한 감사 연설을 하고 있다. 모렐리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기 싸움’을 벌이는 것일까. ‘멕시코의 좌파 트럼프’로 불리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ㆍ암로)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이달 초 타결된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간 새로운 무역협정의 명칭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나 멕시코 현지에서는 ‘쓸데없는 말장난’이라는 냉소적 반응도 나오는 등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2월 취임 예정인 암로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할 새 무역협정의 적합한 명칭을 선택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프타’라는 기존 이름을 폐기하면서,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United States Mexico Canada AgreementㆍUSMCA)’이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체결된 3국 간 약속은 ‘협정(agreement)’이 아니라, ‘조약(Treaty)’이라는 게 암로 주장의 골자다. 멕시코의 공용어인 스페인어 ‘acuerdo’로 번역되는 ‘agreement’ 대신, 조약을 뜻하는 스페인어 ‘Tratado’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암로(AMLO)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할 새 무역협정 이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USMCA’는 부적절하다면서, 적합한 명칭을 선택해 달라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암로 트위터ㆍ워싱턴포스트 캡처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암로(AMLO)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을 대체할 새 무역협정 이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USMCA’는 부적절하다면서, 적합한 명칭을 선택해 달라고 자신의 트위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암로 트위터ㆍ워싱턴포스트 캡처

암로는 그러면서 ‘TEUMECA(Tratado Estados Unidos Mexico Canada,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조약)’ 또는 ‘T-Mec(Tratado Mexico Estados Unidos Canada, 멕시코ㆍ미국ㆍ캐나다 조약)’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트위터상 즉석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그는 “기존의 나프타도 멕시코에선 (Tratado를 맨 앞에 넣은) ‘TLCAN’으로 불렸다”며 “혼란을 피하려면 새로운 무역협정도 ‘T’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위터는 곧바로 들끓었다. ‘앙헬’이라는 이름의 한 시민은 “노닥거리지 마, 암로. 할 일이 없나?”라고 쏘아붙였다. ‘후안 파코’는 “트럼페헤(Trumpeje)가 더 나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와 암로의 별명인 ‘페헤(멕시코 타바스코주에 사는 물고기 이름)’의 합성어에 빗댄 것이다. 명칭 변경에 대한 회의 도중, ‘그게 무슨 상관이지?’라는 식의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인 한 직원이 창문 밖으로 내동댕이쳐지는 내용의 풍자 만화도 등장했다.

물론 모두가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 WP는 “‘대통령이 내 의견을 물어본 적은 없었다’는 좀 더 관대한 답변들도 있었다”면서 “2만3,000명 참여자 중, ‘T- Mec’과 ‘둘 다 별로’라는 응답이 41%씩 팽팽했고, ‘TEUMECA’는 18%에 그쳤다”고 전했다.

암로는 대선 과정에서 무역ㆍ이민 문제 등과 관련, 트럼프 행정부 비판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를 약속하며 관계 개선을 시사하기도 했다. 나프타 재협상 결론에 대해 그는 “경제적인 확실성을 창출하고, 투자를 장려하는 좋은 협정”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환영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는 새로운 협정 명칭과 관련,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암로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대해 ‘쓸데 없는 말장난’이라는 취지로 풍자한 만화. 워싱턴포스트 캡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는 새로운 협정 명칭과 관련,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암로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대해 ‘쓸데 없는 말장난’이라는 취지로 풍자한 만화. 워싱턴포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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