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 대한방직 공장 터를 인수해 2조5,000억원대의 초대형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자광이 전북지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북일보’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 사업 관철을 위해 언론과 유착해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0일 자광에 따르면 이 업체는 지난 3월 45억원을 투자해 전북지역 유력지방지 전북일보 주식을 사들여 지분 45%를 확보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전북일보와 같은 그룹의 우석학원이 운영하는 장수의 우석대 학생수련원 1만5,000㎡를 30억원에 매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현재 전북일보사는 서창훈씨가 회장을 맡고 있으며 우석학원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자광은 지난 7월 대한방직 공장부지 21만6,000㎡에 사업비 2조5,000억원을 들여 높이 430m의 익스트림복합타워를 비롯해 350실 규모 특급호텔, 3,000세대 규모 60층 이하 아파트, 컨벤션센터, 쇼핑센터 등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서를 전주시에 제출했다. 자광은 이 사업을 위해 지난해 10월 대한방직과 1,980억원에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98억원을 지급했다.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되자 첨예한 찬반 갈등이 빚어졌고 전주시는 공론화위원회를 열어 개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시의회에서는 “개발업체가 토지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했고 사유재산 개발에 시 예산까지 들여 공론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등의 부정적 여론이 높다”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해 공론화 추진은 무산된 상태다. 전주시는 계약서대로 이달 29일까지 자광이 대한방직에 1,782억원의 잔금 납부를 완료하면 시의회와 협의해 공론화위원회 구성 여부 등을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지역 안팎에서는 수 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사업 자금 조달 방법과 행정절차 등 관련 대책이 빠져있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공업용지로 돼 있는 현 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를 변경해 개발 특혜와 함께 막대한 이익만 챙겨가는 것 아니냐는 먹튀 논란도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자광이 전북일보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정 언론과 밀착관계를 이용해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전북일보는 자광이 사업계획을 발표한 이후 기사와 칼럼, 사설 등을 통해 개발 및 공론화위원회를 추진해야 한다는 글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전은수 자광 대표는 “대한방직 개발을 통해 전북의 미래경제 확장을 하고 싶었지만 주변에서 먹튀라는 지적이 나와 이 지역에 어느 곳이든 투자하고 정착하면 빠른 시간에 회사의 사업 역량이 발휘될 것으로 생각해 신문사와 수련원을 사들였다”며 “사업 수단과 방패막이를 위해 신문을 인수한 것으로 본질이 왜곡돼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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