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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 강요하는 농식품 청년해외개척단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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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페이’ 강요하는 농식품 청년해외개척단 사업

입력
2018.10.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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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청년 해외개척단 모집공고. 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 청년 해외개척단 모집공고.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농식품 청년 해외개척단(AFLO)’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 160명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체재비)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스펙을 미끼로 ‘열정페이’를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운천 의원(바른미래당)이 농식품부를 통해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AFLO로 파견된 청년 160명에게 제공된 급여는 1인당 월 100만원에 훨씬 못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AFLO 사업은 지난해부터 농식품부에서 추진한 사업으로, 우리 농산품의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세계 곳곳에 청년들을 보내 해외시장 개척을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업이다. 만 34세 이하 청년이 선발 대상으로 지금까지 총 5기, 160명이 파견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농식품 관련 기업(프런티어 기업)에서 사전 교육을 받은 이후 해외 곳곳으로 파견돼 교육을 받은 기업을 위해 3개월간 일하게 된다. 정 의원은 “쉽게 말해 정부가 해외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의 인력을 아웃소싱(파견 인력)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AFLO 사업 참여자에게 지급되는 급여가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친다는 데 있다. 지난해 참여자 60명(1기 20명, 2기 28명, 해외선발 12명)에게 급여 형식으로 제공된 비용은 체재비 1억1,700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한 사람이 3개월간 받은 돈이 195만원, 한 달로 치면 65만원이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6,470만원, 월 135만2,230원인 점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의 48%에 불과한 월급을 받은 셈이다.

올해 참여자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총 100명(3기 28명, 4기 27명, 해외선발 10명)이 파견됐는데, 이들에게 지급된 체재비는 2억6,400만원으로 1인당 월급으로 환산하면 88만원 수준이었다.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7,530원, 월 157만3,770원)과 비교하면 55% 수준이다. 정 의원은 “최저임금도 못 맞추는 농식품 청년해외개척단 사업은 한 줄짜리 스펙을 미끼로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사업의 적절성도 논란이다. AFLO 참여자의 해외 파견기간은 3개월에 불과하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경력으로 활용하기에는 애매한 기간이다. 농식품부는 정 의원 측에 “여러 사람에게 경험을 주기 위해 3개월 주기로 파견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청년들과 매칭된 프런티어 기업 중에는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500대 기업에 속하는 회사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이들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1조원을 훌쩍 넘는데 과연 이런 기업에게까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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