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항공이 싱가포르에서 뉴욕까지 중간급유 없이 운항하는 논스톱 항공편을 11일부터 다시 띄운다. 세계 최장거리 노선으로, 지난 2013년 수익성 문제로 운항을 중단한 지 5년 만이다. 동남아 경제 허브인 싱가포르에서 미국 뉴욕을 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한국, 일본, 홍콩 중국이나 중동, 유럽 등을 경유해야 했으며, 이 경우 전체 여행시간은 25시간 안팎이었다.
9일 CNN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 노선에는 에어버스 최신기종인 A350-900ULR 기종이 투입된다. 운항 거리는 9,500마일(약 1만5,300㎞)로, 예상 비행시간은 19시간이다.
비행 시간이 20%가량 줄어들긴 했지만, 흥행 성패의 관건은 좁은 의자에 앉은 승객들이 19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버티도록 하는 것. 이에 제작사는 좌석과 실내 디자인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플로렌트 페터니 에어버스 기내 인테리어 담당은 “높은 천장과 수직에 가까운 벽을 통해 승객들이 ‘긴 튜브’가 아닌 ‘방’에 있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며 “이 밖에도 다양한 LED 조명, 큰 창문, 저소음 등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특히 만 하루에 가까운 시간 동안 앉아가는 승객들을 위해 싱가포르항공은 특별한 좌석도 선보였다. 같은 기종의 다른 항공기에는 보통 253개의 좌석이 설치되지만, 이 항공기에는 모두 161개가 설치됐다. 이 중 비즈니스 클래스 67석을 제외한 94석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다. 영화와 음악 게임 등 1만4,000가지 오락물을 제공하는 13.3인치 모니터가 설치된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은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중단되기 전까지 운행됐던 항공기는 모두 비즈니스 클래스석으로 100명의 승객을 태웠다. 하지만 승객을 167명으로 늘리면서 항공권 가격을 낮추고, 이를 통해 탑승률을 끌어 올리겠다는 게 항공사 측의 계산이다.
세계 최장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A350-900ULR 항공기는 한 번 급유로 최대 1만1,160마일을 운항할 수 있다. 기존 A350보다 1,800마일을 더 버틸 수 있다. 이 노선은 첫 일주일간 3차례 운항하며, 18일부터는 A350-900 기종 1대가 더 투입돼 매일 한 차례씩 운항된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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