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사이엔 어려운 문제들이 존재한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渕惠三) 총리와 같은 정치적 리더십에 의한 큰 결단이 필요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9일 오후 도쿄(東京) 오쿠라호텔에서 열린 ‘한일 파트너십 선언(김대중ㆍ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양국 지도자의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베 총리는 “한일관계를 돌아보면 그 과정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면서도 “김대중ㆍ오부치와 같은 정치 지도자들과 여러 사람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지금에 이르는 한일관계가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총리는) 여론 등의 압력을 극복하고 대국적 견지에서 결단해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전진시켰다”고 상찬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이 2위를 차지하는 등 양국 민간 왕래가 올해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일본에서 치즈닭갈비와 케이팝(K-pop) 등이 유행하면서 제3의 한류 붐이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와 관련 “긴밀한 경제ㆍ문화 교류는 1998년 김대중ㆍ오부치 선언에 의한 국민 간 교류와 문화 교류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훈 주일한국대사는 축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한일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 구축 과정에서 북일관계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 역시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 오부치 총리의 딸인 오부치 유코(小渕優子) 전 경제산업장관 등 한일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한국 서울에서는 김대중ㆍ오부치 선언 20주년 기념행사위원회가 주최한 기념식 및 국제학술회의가 열린 바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참석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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