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가 지난해 유통 매장에 지급한 판매장려금이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장려금은 매장이 고객을 유치할 때 이통3사가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다.
9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해 동안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대리점과 판매점에 지급한 판매장려금은 총 3조9,120억원이다. 이는 이통3사 마케팅 비용 7조9,740억원의 49.1%에 해당하는 규모다.
판매장려금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5년 2조5,470억원에서 2016년 2조8,980억원 등 최근 3년 간 지급한 금액만 10조원에 달한다. 작년 판매장려금을 2015년과 비교하면 1조3,650억원이 늘었다. 마케팅 비용 중 판매장려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32.4%에서 2016년 38.0%, 2017년 49.1%로 증가했다.
2017년 기준 대리점, 판매점 등 통신매장 개수는 2만9,068개로 집계됐다. 가전제품 소매업 매장 수(7,359개)와 비교하면 4배나 많다. 통신매장은 휴대폰만 취급하고 있음에도 다양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고 변 의원은 지적했다.
변 의원은 “통신매장 수를 가전제품 소매매장 수준으로 줄인다면 이동통신 요금을 매월 약 5,000원 인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통신매장 수를 4분의 1로 줄이면 판매장려금 75%를 절감할 수 있어 이통3사가 2조9,340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이 재원을 통신비 인하에 사용하면 가입자당 매월 약 5,000원의 통신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 의원은 “이통3사 마케팅 비용 중 절반이 통신매장에 지급되는 장려금으로 흘러갔다”며 “포화된 이동통신시장에서 출혈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3년간 10조원에 달하는 판매장려금은 고스란히 이용자의 통신요금으로 전가된다”며 “이동통신 유통망으로 흘러가는 비용이 이용자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장려금 경쟁을 요금인하 경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완전자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