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채용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8일 조용병(61)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다.
검찰은 조 회장이 앞서 구속기소된 전 인사부장들로부터 특혜 채용 관련 보고를 받거나 부정에 개입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신한은행 은행장으로 재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2013년 상반기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인사부장으로 재직한 김모씨,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인사부장으로 재직한 이모씨 등 2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신한은행이 채용 과정에서 외부 청탁을 받은 지원자와 부서장 이상 임직원 자녀를 각각 ‘특이자 명단’, ‘부서장 명단’으로 분류해 별도 관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형마다 명단에 있는 지원자 점수를 수시로 고위 임원에게 보고하고 점수를 조작한 정황도 포착했다.
또 신한금융지주 전직 최고 경영자나 고위 관료가 채용 청탁한 사례도 발견됐으며, 2013년 신한은행은 지방 언론사 대주주의 자녀, 전직 고위 관료 조카 등이 서류전형이나 실무면접에서 하위 등급을 받았는데도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목표했던 남녀 채용 비율이 75%, 25%에 이르지 않자 면접 점수를 임의 조작해 남성 합격 인원을 늘린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지난 3일 조 회장을 비공개 소환했고, 6일에도 조 회장을 재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 일정은 이번 주중 동부지법에서 열릴 전망이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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