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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세, 늦은 나이에 더 활짝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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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세, 늦은 나이에 더 활짝 핀 꽃

입력
2018.10.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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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 사이클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을 딴 김지연(오른쪽). 왼쪽은 길잡이 역할을 하는 ‘파일럿’ 노효성. 자카르타=공동취재단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 사이클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을 딴 김지연(오른쪽). 왼쪽은 길잡이 역할을 하는 ‘파일럿’ 노효성. 자카르타=공동취재단

텐덤사이클(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팀이 되는 2인조)의 김지연(52ㆍ제주장애인사이클연맹ㆍ시각장애)이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김지연은 8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센툴 국제서키트에서 열린 여자시각 개인 도로독주 경기에서 30분49초522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파일럿 노효성(34ㆍ제주)과 함께 눈부신 질주를 선보인 끝에 금메달의 영예를 안았다. 2위 말레이시아 모흐드 자이스(30분57초697)를 8초 이상 앞서는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스물 여섯에 중심성 망막증으로 오른쪽 시력을 잃은 김지연은 2006년 시각장애인복지관 텐덤사이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처음 페달을 밟았다. 지난 해 전국장애인체전에서 200m 스프린트 1위, 도로독주 1위 등 2관왕에 오르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 그는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지난 10년의 피나는 노력을 보상받았다.

김지연은 “아시안게임은 첫 출전이라 목표는 3위였다. 메달을 바라지 않았는데 한국 첫 금메달에, 첫 출전에 금메달을 따내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해 합숙 훈련 때 독주 연습을 많이 한 게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올해 첫 국가대표에 선발되고 합숙 훈련을 하면서 적응을 하지 못해 힘들었다. 포기하고 싶고 내려놓고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끝까지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힘든 시간들을 돌아봤다.

김지연의 길잡이가 된 ‘파일럿’ 노효성은 “대회를 준비하며 언니(김지연)와 많이 힘들었다. 언니를 정상에 올려 놓자는 마음 하나로 달려왔는데, 금메달을 따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사이클과 같은 시각에 펼쳐진 남녀 탁구에서는 메달이 쏟아졌다.

박진철(36ㆍ광주광역시청)이 남자단식 결승(스포츠등급 TT2)에서 차수용(38ㆍ대구광역시청)을 3대0으로 꺾고, 김지연보다 10여 분 늦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TT4의 베테랑 에이스 김영건(34ㆍ광주광역시장애인탁구협회)은 결승에서 후배 김정길(32ㆍ광주광역시청)을 3대2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인천 대회에 이은 2연패다. TT1의 남기원도 쿠웨이트 하메드 라티프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탁구는 이날 금메달 3,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서수연 이미규 서양희, 김기영)를 휩쓸었다. 볼링의 김정훈(43ㆍ경기도장애인체육회)은 볼링 혼성 개인전(스포츠등급 B1)에서 6게임 합계 955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2관왕(개인ㆍ·2인조),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3관왕(개인전ㆍ2인조ㆍ단체전)에 등극했던 그는 대회 개인전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함께 출전한 양현경(49ㆍ알지피코리아)은 6게임 합계 924점을 기록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ㆍ자카르타=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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