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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직원 줄이고 급여 올리고... 은행들 '고액 연봉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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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직원 줄이고 급여 올리고... 은행들 '고액 연봉잔치'

입력
2018.10.09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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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시중은행들이 매년 직원 수는 줄이는 반면 임직원 급여는 큰 폭으로 올리며 ‘고액 연봉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19개 국내은행의 임직원 수는 총 11만360명으로, 1년 새 1,000명 넘게 줄었다. 2016년 상반기(11만4,191명)와 비교하면 4,000명 가까운 인원이 은행을 떠났다.

전체 은행 직원수의 절반(52.2%)을 차지하는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은행)의 감소세는 더 심했다. 상반기 이들 은행의 임직원 수는 5만7,633명으로, 1년 새 1,706명이나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거래 중 인터넷ㆍ모바일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웃도는 상황에서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발맞춰 하반기 채용 인원은 크게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은 직원들은 고액 연봉 잔치를 벌였다.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직원 1명당 평균 급여는 4,72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00만원)보다 7.2%(320만원)나 올랐다. 각 은행의 평균 급여를 단순 합한 뒤 은행 수로 나눈 금액으로, 이는 2013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상반기 시중은행 평균 급여는 같은 기간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4,300만원)나 현대차(3,700만원)보다 많은 셈이다. 하반기에도 같은 추세라고 가정하면 올해 은행 평균 연봉은 9,500만원에 육박한다. 내년엔 ‘은행원 평균 연봉 1억원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저작권 한국일보]은행 임직원 수_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은행 임직원 수_김경진기자

은행들은 급여뿐 아니라 복리후생비도 넉넉하게 썼다. 상반기 국내 은행의 복리후생비는 총 6,577억원으로 전년동기(5,816억원)보다 761억원이나 늘었다.

그러나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는 그보다 천천히 올리는 예대금리차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은행들이 임금ㆍ복리후생비 ‘잔치’를 벌인 것에 대한 비판도 적잖다. 상반기 국내 은행들이 거둔 순이익은 8조4,000억원이나 됐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이 상반기 ‘이자장사’로 거둔 이익은 10조7,50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나 늘어난 것이다. 상반기 기준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이 10조원을 웃돈 것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성 의원은 “국내은행들이 예대마진 장사에 몰두해 연간 수조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사회적 책임은 소홀한 편”이라며 “예금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인하를 통해 국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신규 인력 채용에는 더욱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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