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국회에 제출한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발 회의록이 조작됐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회의록이 선수를 선발해 명단을 제출한 뒤 사후 작성된 ‘가짜’라는 것이다. 이에 KBO는 “실제 회의에 사용된 ‘자료’와 대한체육회 제출용으로 회의 결과를 정리한 ‘회의록’이 혼동돼 발생한 일”이라며 반박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손혜원 의원(민주)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회의록 내용을 볼 때 선수 선발 논란을 의식한 KBO 및 선동열 감독 측이 최종 선수 선발 명단을 정당화하기 위해 회의록을 사후에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KBO와 선 감독은 ‘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발 회의록’(회의록)과 ‘대표팀 최종 엔트리 선발 회의’(자료)라는 제목의 문서를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고, 체육회와 문체부는 지난 4일 이 두 건의 문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손 의원은 그러나 “최종 엔트리 선발 회의는 6월 11일”이라며 “’자료’ 작성일은 6월 11일인데, ‘회의록’ 작성일은 회의일로부터 8일이 지난 6월 19일로 돼 있다”라며 회의록이 회의 당일 작성된 것이 아니라 뒤늦게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11일 회의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자료’가 선수 선발 근거 자료로 사용됐는지도 불투명하다”고 의심했다. ‘자료’에는 타율ㆍ홈런 등 구단별 선수 성적이 담겼지만, 포지션별 성적은 따로 정리되지 않았다. 즉, 포지션별 경합 선수들의 성적을 비교한 자료는 따로 없었다는 것이다. 이밖에 ‘자료’에 국가대표 선발 기준 중 하나인 ‘과거 국제대회 성적 및 경험’이 빠진 점, 특정 선수의 홈런 기록이 1위로 잘못 기록된 점도 지적했다.
이에 KBO는 보도자료를 내고 “대한체육회에 제출하기 위해 절차에 따라 19일에 ‘회의록’을 작성, 21일 체육회에 제출했을 뿐 회의 내용 조작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대표 경력’과 ‘국제대회 출전 성적’을 회의록에 뒤늦게 첨부한 점에 대해서도 “(회의에 참석한 감독 및 코치진이) ‘선수 프로필’처럼 선수들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사안”이며 회의 당시 충분히 고려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오지환의 홈런 기록을 ‘1위’로 표기한 것은 오타였으며, 제출 후에 발견해 즉시 정정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선 감독은 10일 문체위 국정감사장에 출석할 예정이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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