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커플끼리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트윈’을 개발해 ‘대박’을 터트린 스타트업 VCNC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쏘카에 인수된 지 두 달 만에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각종 승차공유 서비스들이 규제의 벽과 택시업계의 반발로 줄줄이 실패를 겪는 가운데, 기존 택시호출앱이 해결하지 못한 승차거부 및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VCNC는 8일 새로운 차량공유 서비스 ‘타다’의 오픈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승차거부 없는 ‘바로배차’ 서비스가 제공되는 ‘타다 베이식’을 시작으로, 추후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타다 어시스트’와 고급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타다 플러스’까지 라인업이 확장될 예정이다.
타다는 승객이 모바일 앱으로 택시가 아닌 차량을 호출하고, 목적지 도착 후 요금이 자동으로 결제된다는 점에서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와 비슷하다. 그러나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불법으로 고발당한 우버와 달리 타다는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해 ‘불법 딱지’를 피했다. 11~15인승 렌터카를 빌려주는 사업자는 운전기사를 함께 알선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있기 때문이다. VCNC가 쏘카 소유의 승합차를 용역업체에서 제공받은 운전기사와 함께 빌려주는 셈이다. VCNC 관계자는 “쉽게 말하자면 타다는 택시 서비스가 아닌 ‘기사가 포함된’ 렌터카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그 때문에 영수증에는 렌터카와 기사 요금이 따로 표시되며, 미터기가 아닌 쏘카와 같은 거리 기반 과금 시스템이 적용된다. VCNC 관계자는 “택시요금에 비해 20% 정도 비싸다”고 말했다.
타다는 기존 택시 이용자들이 느끼고 있던 불편한 점을 파고들었다. 먼저 택시기사들이 가까운 목적지는 피하고 먼 거리만 골라 콜을 받는 ‘모바일 승차거부’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박재욱 VCNC 대표는 “기사는 승객 탑승 전까지 도착지를 알 수 없으며, 호출 즉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가까운 차량을 배치한다”면서 “승객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심야나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차량 및 기사를 배치해 ‘금요일 밤 강남역’으로 대표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부 부적격 택시기사들로 인해 일어나는 불쾌한 경험이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기사 검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박 대표는 “모집 단계에서부터 범죄이력조회는 물론이고 심층 인터뷰와 운전 테스트 등 높은 기준을 세우고 있다”면서 “운행 후 승객이 매기는 별점 등으로 매일 종합 평가를 진행해 안전과 친절도, 청결도 등을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제는 피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 가능성은 여전하다. 그간 풀러스와 차차, 럭시 등 국내에서 출시됐던 다양한 승차공유 서비스들이 규제나 업계 반발을 뛰어넘은 적이 없다. 이달 4일 택시기사 500여명은 출퇴근 시간대 차량공유(카풀) 서비스를 도입하려던 카카오모빌리티에 반대하기 위해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박 대표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카풀과 다르지만, 업계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존 산업과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택시업계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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