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개막을 사흘 앞둔 8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 오션코스 내 미디어센터.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선 박성현(25ㆍKEB하나은행)과 에리야 쭈타누깐(23ㆍ태국)에게 질문이 몰렸다. 둘은 세계랭킹 1,2위를 달리는 라이벌이자, 전날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8개국 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최종라운드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맞붙어 구름관중을 몰고 다닌 주인공들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일 맞수로 꼽히는 둘은 이날 서로의 장단점을 짚어달라는 질문에 단점은 쏙 뺀 채 장점만 늘어놨다. 박성현은 “사실 사람이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인데, 어제 쭈타누깐의 플레이는 장타에 쇼트 게임까지 훌륭했다”며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쭈타누깐은 “박성현의 드라이브샷이 똑바로 쭉 뻗어 나가는 것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면서 “(박성현은)단점을 찾기 어려운 선수”라고 칭찬했다.
두 선수는 전날 싱글 매치플레이 때 대화를 나누며 한국 대회를 통해 한층 가까워진 일화도 전했다. 쭈타누깐은 “이전까진 박성현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어제는 박성현이 먼저 말을 걸어 굉장히 재미있게 경기했다”고 운을 떼자, 박성현은 “어제 많은 팬이 저희 경기를 재미있게 보셔서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며 “’이 많은 사람이 다 너의 팬’이라고 말하자 ‘반은 내 팬이고 또 나머지 반은 네 팬일 것'이라고 답해줬다”며 대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달콤한 칭찬릴레이는 여기까지. 둘은 11일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전날 박성현은 “메인 스폰서(하나금융그룹)가 주최하는 대회라 기대가 되고, 지난해 준우승했기 때문에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목표로 하고 싶다”며 우승 각오를 내비친 상태다. 쭈타누깐 역시 이번 대회 우승을 목표로 최근 퍼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집중 훈련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고진영(23ㆍ하이트진로)과 전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배선우(24ㆍ삼천리)도 우승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진영은 “KLPGA 선수층이 두터워 이번 대회 출전하는 모든 선수가 우승후보”라며 “이정은(22ㆍ대방건설), 최혜진(19ㆍ롯데)을 주목할 선수로 꼽았다.
인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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